뇌의 또 다른 기준
큰 실패를 마주했을 때 도파민 일시적으로 증가
실패를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이며 행동을 바꾸려고 해
‘중간에 포기하는 것’,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 등 각자가 떠올리는 실패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실패는 ‘실제 보상’이 ‘예측 보상’보다 적은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 달걀프라이를 만들 때 완성된 달걀프라이는 예측 보상, 곧 내가 기대한 결과다. 반면 탄 달걀프라이는 실제 보상으로, 실제로 마주한 결과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실제 보상이 예측 보상보다 클 때, 다시 말해 기대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으면 뇌에서는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도파민은 뇌의 복측피개부에서 나와 전전두엽 등으로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흔히 기쁠 때 나오는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보상과 예측 보상의 차이를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도파민의 양이 증가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고리인 시냅스를 거쳐 표적 세포까지 이동한다. 도파민 분비가 반복되면 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들이 함께 작동하며, 이 과정이 지속될수록 도파민 신호 경로가 더욱 탄탄해진다.
이 때문에 나중에는 작은 자극에도 도파민 신호가 쉽게 활성화된다. 예를 들어 달걀프라이를 완성했을 때 도파민이 나왔던 경험이 누적되면, 훗날에는 달걀을 깨는 행동만으로도 도파민이 분비될 수 있다.
반대로 실제 보상이 예측 보상보다 적으면 도파민이 감소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뇌연구원에서는 “예상치 못한 큰 실패를 경험할 때도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부하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으면 도파민은 줄어들지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예상 밖의 낮은 점수를 받았을 때는 도파민이 잠시 증가한다.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면 뇌는 그것을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이고, 행동을 고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때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며 뇌는 단순한 실패에서 멈추지 않고 원인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강화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과에서는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기사가 없습니다.
겨울철 대표 과일 귤, 껍질마저 버릴 것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