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반팔, 반바지… 지구촌 기후 변화 심각 수준
남미 브라질이 극심한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 북부에서는 역대급 가뭄이 덮친 반면 남부에서는 폭우에 따른 홍수로 이재민이 발생했다. 10월 18일(현지시각) 브라질 북부 네그루강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네그루강의 수위는 13.38m를 기록했다. 이는 1902년 네그루강 수위를 측정한 이후 122년만에 가장 낮은 수위다.
브라질 지질청은 이날 네그루강과 함께 브라질 중요 유역으로 꼽히는 마나카푸루의 솔리모이스강 수위 역시 3.7m까지 떨어지면서 55년만에 가장 낮은 수위로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강돌고래를 비롯한 물고기 집단 폐사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강의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식료품과 원자재 등을 실어 나르던 선박들도 운항에 큰 차질을 겪게 됐다.
반면,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와 산타카타리나주 곳곳에서는 최근 이어진 폭우로 물난리가 났다. 우니앙다비토리아와 상마테우스두술 등지에서는 강이 범람해 5만 7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CNN 브라질은 주 정부 자료를 인용, 파라나에서 6천800채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이재민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800명 가량은 여전히 대피소와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일간 폴랴지상파울루는 전했다.
이에 앞서 브라질은 지난 9월 섭씨 40도가 넘는 더운 봄 날씨를 겪었다. 9월 25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최고 기온이 섭씨 43도까지 치솟았는데, 한 지역 신문은 “사하라 사막보다 2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른 뉴스 방송에서는 이를 “미국 캘리포니아의 데스밸리보다도 덥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올해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 이례적인 무더위에 시달린 가운데, 지난해 남극에서도 이상고온이 지구 신기록 수준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9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지구과학자 에드워드 블랜처드 리글워스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해 3월 남극 기온을 조사한 보고서를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회보에 게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남극 동부 해안의 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섭씨 39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의 3월 평년기온은 영하 50도였지만, 작년 3월은 영하 10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당시 남극에 있던 연구원들은 비교적 더워진 날씨에 웃통을 벗거나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로 황제펭귄 서식지인 남극 해빙이 녹으면서 지난해에만 새끼 펭귄 약 9천마리가 사망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이상 기후변화가 남극의 이상고온 현상에 미치는 뚜렷한 영향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브랜처드 리글워스는
“만약 이런 폭염이 더 흔해진다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