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리 봉사자 김수태 권사(부산교회)
`우리가 아니면 누가 우리 땅을 지키겠습니까?`“새벽예배가 끝나고 우리는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새벽 길을 가르며 삼성리로 달려갑니다. 오늘이 근무를 시작한 지 365일째(2월 18일) 되는 날입니다. 삼성리로 가는 미니버스에는 저와 같이 2013년 2월 19일부터 오늘까지 매일 같이 근무하신 분들이 십여 명 더 계십니다. 여름 이 시간이면 날이 환하지만 겨울인 지금은 해가 뜨기 전입니다. 하지만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있어 기쁘고 즐겁습니다.”
부산교육청이 신앙촌의 땅을 강제수용하여 청소년해양수련원을 짓겠다고 하는 일광해수욕장 인근 삼성리 현장을 지켜온 김수태 권사(부산교회)의 이야기이다.
김수태 권사는 오랜 일본 생활로 돌보지 못했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생명물을 부어드리기 위해 하루를 빠진 것을 제외하고는 휴일도 없이 지금까지 봉사 근무를 하고 있다.
축복일과 대절기에는 봉사일손이 더욱 모자라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땅을 지켜내는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청소년수련관을 짓는다는 핑계로 멀쩡한 우리 땅을 거져 먹으려 하는 것을 보고 저희들은 매우 분노했습니다. 유순한 신앙인들이라고 얕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칼만 안들었을 뿐 남의 땅을 빼앗는 날강도들이 아닙니까?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이 귀한 땅을 지키겠습니까?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하나님 땅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부산 교육청에서 주위의 잘 닦여있는 대지를 모두 놔두고 수용이라는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신앙촌 땅을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김수태 권사. 그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불철주야 삼성리 땅을 지키기 시작한지도 어언 1년이 지났다. 상식과 순리가 통하지 않으니 몸으로 지키는 길 뿐이다.
삼성리 현장에서 행여 교육청 사람들이 말뚝을 박으러 올까봐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로 나누어 번갈아 14시간씩 교대로 지킨다. 봉사자들 가운데에는 70대 이상의 교인들도 있고 일부는 90세 이상 고령의 교인들도 있다.
‘젊은 봉사자’에 속한 김수태 권사는 “신앙심과 사명감으로 힘든 근무를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존경스러워 신앙의 기본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부산 교육청의 토지 수용 계획은
남의 땅을 쉽게 찬탈하려는
오만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성지를 사수하겠다는 각오로
1년을 하루같이 기쁨으로 봉사
“봉사를 하면서 좀 젊은 제가 요구르트 ‘런’, 커피 같은 간식을 준비하는 일이나, 근무지 배치, 인원 파악 등 업무일지 작성 업무를 자연스럽게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근무를 서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같이 하시겠다는 뜻있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어떤 교인 분은 요구르트 ‘런’을 계속 지원해 주셔서 근무자 모두 감사하게 마시고 있습니다.”
한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머리 위에 뜨면 우산으로 엷은 그늘을 만들고, 한 겨울의 추위가 엄습하는 겨울 밤에는 총총한 별들을 세며 검푸른 파도소리에 맞춰 기도문에 매달리다 보면 어느 새 새벽이 밝아 온다.
따뜻한 난로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찬송을 부르며 서로의 신앙이야기, 진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위로와 격려가 된다. 이렇게 봉사자들과 1년 가까이 같이 지내다 보니 형제같이 친해졌다고 김수태 권사는 말했다.
“한 가족 같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신앙을 쌓아 가는데 귀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도 불편하여 지팡이를 짚고 오셨던 부산 교회 박동식 권사님은 삼성리 근무를 하시면서 건강이 오히려 좋아지셔서 지금은 다른 사람들 보다 건강하게 양재부 생산현장에서도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또 신동일 승사님(90세, 소사교회), 정복남 권사님(83세 대전교회) 등 많은 분들도 자원 봉사로 전보다 더 건강해 지셨습니다.
특히 삼성리 봉사에 참여하고 계시는 류재근, 최성근, 이순재, 남준우, 이종관, 이연복, 라봉기, 정원경, 조병주 권사님 김영일 집사님 그밖에 봉사에 참여하고 계신 여러 교인 분들, 관장님들과 함께 끝까지 건강하게 웃음으로 봉사를 마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교육청 관계자들이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하루 빨리 깨달아 무모한 성지 찬탈의사를 거두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 때까지 우리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