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창조론의 허구성
지금 미국에서는 생명 현상을 탐구해 보니 너무도 정교하고 복잡하여 우연한 진화의 결과일 과학적 확률은 찾을 수가 없고 그 어떤 절대자와 같은 ‘지적(知的) 존재’에 의해 설계된 것이 틀림없다고 하는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이 각광을 받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생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과 더불어 ‘지적설계론’도 가르쳐야 한다고 했고, 세계의 권위지 뉴욕타임스(NYT)는 8월 22일자에 지적설계론의 과학적 논리를 2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소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지적설계론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생명의 복잡성과 다양성의 증거로, 동물의 시각(視覺)의 신비와 ‘박테리아’를 움직이게 하는 편모(鞭毛)의 운동, 그리고 동물의 피가 엉겨서 지혈(止血)작용을 일으켜 혈우병(血友病)에 걸리지 않게 하는 단백질의 신비를 꼽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동물의 정교한 눈의 작용과 박테리아와 단백질의 불가해(不可解)한 메카니즘을 보고 ‘설계자의 설계’가 있음이 틀림없다고 했지만, 생명과 우주의 신비에 비하면 그것은 우주속의 먼지 하나 정도의 예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이 우주와 그 안의 모든 생명 현상에는 과학자들이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설계자의 깊고 오묘한 설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의 몇 가지만 예를 들면, 모든 동물에게 의식(意識)을 주고 그들의 행동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혼(魂)’의 존재라든가, 인체(人體)의 신비는 말할 것도 없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지구에서 모든 생물이 우주 속으로 날아가지도 않으면서 땅 위에 납작하게 달라붙지도 않고 평안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인력(引力)’의 신비, 억만 년을 가도 ‘열도(熱度)와 밝기’가 조금도 변함이 없는 태양, 끝없는 우주의 끝없는 별들의 한 치의 오차나 충돌도 없는 질서 정연한 운행 등에서 보이지 않는 설계자의 상상할 수도 없는 설계를 찾아볼 수 있다.
지적설계론자들이 증명한 과학적 사실은 어떤 설계자의 설계, 즉 하나님에 의한 창조론의 과학적 토대가 되지만, 그것은 동시에 ‘기독교적 창조론’의 허구성을 명백히 드러내기도 한다. 기독교적 창조론의 근거인 성경 창세기에는 생명과 우주의 창조목적, 창조를 위한 고심(苦心)과 연구과정, 창조의 결과와 미래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엉터리 창조론인 까닭이다. 창세기의 이러한 맹목적 창조론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증거만을 신봉하는 지적설계론과 부합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적설계론자들은 기독교적 창조론자들이 지구의 나이를 ‘1만여 년’이라고 하는 것을 비판하고 그보다 훨씬 긴 136억 년이라고 하는 우주과학자들의 견해에 동의한다. 또 지구상의 생물이 비교적 최근에 창조되었다고 하는 등의 기성 창조론에도 비판적이다.
이제 지적설계론의 등장으로 진화론은 물론이요, 한낱 설화(說話)와 같은 기독교적 창조론의 허구성을 과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생명과 우주 창조의 동기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토대가 됨으로서 지적설계론은 비로소 그 사명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