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을 깨달은 것은 평생의 가장 큰 복”
(지난호에 이어) 1970년 세 번째 신앙촌 건설을 위해 기장으로 내려가 건설 현장에 나가보니 땅이 갯벌 같아서 발을 내디디면 무릎까지 푹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그 진흙을 다 긁어내고 건물을 세우는 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마침 현장에 오신 하나님께서는 건설대를 두 팀으로 나눠 누가 더 빨리 흙을 퍼내나 시합을 해보라 하셨습니다. 의욕에 넘친 사람들이 불도저에 올라 힘차게 시동을 걸었지만 땅이 워낙 무르다 보니 불도저는 출발하지 못하고 바퀴만 공회전했습니다. 저희는 불도저를 출발시키려고 바퀴 아래에 돌도 깔아보고, 통나무도 괴어 봤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앞으로 오셔서 불도저에 ‘쉬익’ 하고 축복하시자 곧바로 출발하며 시원하게 진흙을 밀며 앞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자리에 있던 건설대원들은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하루는 일을 하던 중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셔서 스무 포대만 같이 나르자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과 시멘트 포대의 양 끝을 잡고 나르는데 그 순간 향취가 진동을 하더니 무거운 시멘트 포대가 매우 가뿐히 들리고, 다리가 날아갈 듯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순식간에 스무 포대를 모두 나르고 나니 하나님께서는 “어때? 백지장도 맞들면 낫지?” 하시며 인자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끔씩 건설대원들을 모두 불러 한 자리에 모이게 하실 때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동그랗게 빙 둘러앉아 쉬기도 하고, 하나님과 힘차게 찬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은 하나님께서 엄 집사님에게 노래 한 곡 불러보라 하셨습니다. 엄 집사님은 음성이 무척 곱고, 노래를 잘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집사님은 찬송가를 한 곡 부르셨는데, ‘나 행한 것 죄뿐이니 하나님께 비옵기는 혹 물로나 혹 불로나 날 깨끗게 하옵소서’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찬송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죄를 깊이 뉘우치며, 씻어주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 했습니다.
집사님이 노래를 마치자 하나님께서는 화답하듯 곧바로 찬송을 불러주셨습니다. 찬송의 가사는 ‘오 할렐루야 하나님 지난 죄는 사함 받고, 하나님과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였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저희 모두는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찬송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건설대로 일할 때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부엌에 벌레가 있는 것을 보고 살충제를 사 와서 집안 곳곳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살충제를 뿌릴 때 부침개가 그대로 놓여져 있던 것을 깜빡한 것입니다. 나중에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부침개를 먹었는데, 속이 뒤집어지면서 위가 무척 아픈 것이었습니다.
며칠을 앓다가 현장에 나갔는데 하나님께서 저를 보시더니 ‘어디가 아파서 그래?’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위가 아픕니다’ 라고 하니 하나님께서 명치를 손으로 세 번 쳐주셨습니다. 그러자 가슴에서 주먹만 한 것이 뚝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금세 멀쩡해졌습니다. 그 뒤로 위장병은 씻은 듯이 사라졌고 지금까지도 재발 없이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기장신앙촌에서 지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던 주일예배 시간이었습니다. 단에 서신 하나님께서 찬송을 부르시며 단상을 치시는데 그 순간 손에서 불이 번쩍 하더니 사람들 쪽으로 그 불이 뻗어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자세히 보려고 다시 앞을 보는데 이번에는 찬송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입에서 하얀 구름 같은 것이 폭폭 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슬같이 뽀얀 그것은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
하나님께서 불의 사자로 불리셨고,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제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오신 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981년 하나님이심을 발표하셨을 때 ‘그렇지!’ 하며 기뻐했습니다.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시고, 향취를 주시고, 인간의 병을 고치시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실 수 있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저는 기장신앙촌 제과부에서 일하다가 울산에 자리를 잡고 소비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촌 제품을 가지고 나가 고객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워하실 수 없었습니다. “신앙촌 아줌마 이제 왔어요? 춥지 않아요?” 하며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웃는 고객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이분들의 마음을 녹여주셨기에 신앙촌 소비조합인 저를 매번 기분 좋게 맞아주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품질 좋은 신앙촌제품을 판매하는 기쁨으로 일하며 저는 현재까지 소비조합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3년 즈음으로 기억되는데 그때 저는 잊지 못할 체험을 했습니다. 당시 울산교회의 김순덕 권사님이 돌아가셔서 입관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김 권사님은 하나님께서 원효로 전도관을 처음 시작하셨을 때 함께 계셨던 교인 중 한 분이셨고, 평소에도 모범적인 신앙생활로 존경받던 분이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제게 권사님의 시신 씻기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그동안 생명물로 시신이 아름답게 피어난 모습은 여러 번 봤지만, 제가 직접 씻기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하나님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도와주세요.’ 라고 간절히 기도드리며 수건에 생명물을 묻혀 시신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뻣뻣했던 팔을 생명물로 닦아드리자 신기하게도 팔이 부드럽게 구부러졌습니다. 반대쪽 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권사님의 온몸이 부드럽게 움직여서 앉혀놓고 수의를 입힐 수 있었습니다. 권사님의 얼굴은 뽀얗게 피어나셨고, 입술도 분홍빛을 띠어서 주변에 계시던 분들도 권사님이 예쁘게 잘 피셨다며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향취도 맡아졌습니다. 생명물로 시신을 닦는데 어느 순간부터 제 코에서 향취가 진동하더니, 관을 덮었는데도 향취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날 하루 종일 맡아지는 향취를 체험하며 저는 은혜로 함께해 주시는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을 깨닫고 지금까지 따라올 수 있었던 것은 제 평생의 가장 큰 복이었습니다. 댕기 머리를 땋고 친구와 함께 별을 보며 새벽예배를 드리러 전도관에 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죄짓지 말라고 간곡히 말씀하시던 하나님 모습은 선명하게 제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젊은 시절 티끌만 한 죄라도 짓지 않으려 노력하던 때에 기쁨으로 임하시던 하나님 은혜를 떠올리며 오늘도 찬송과 기도를 드립니다. 귀한 생명의 길을 깨우쳐주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남은 시간 동안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가는 날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