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로님은 하늘의 권능을 가지신 분이구나!”

발행일 발행호수 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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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우 권사/기장신앙촌

저는 1938년 경북 월성군 외동면의 작은 마을에서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매우 성실한 분들이셨지만, 6.25전쟁 이후 가세가 기울면서 이웃집에서 쌀을 얻어먹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15살 때부터 학교에 가는 대신 산에서 나무를 베어 장터에 팔아 가난한 살림에 보태곤 했습니다. 매 끼니 챙겨 먹기도 힘들었던 곤궁한 삶 속에서 저는 신을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집 근처 장로교회에 다니며 꾸준히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1955년의 어느 날, 제가 다니던 교회 선생님이 말하기를 얼마 전에 박태선 장로님이 인도하시는 부산 공설운동장 집회에 다녀왔는데 정말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이제부터 박장로님께 은혜 받은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며, 함께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확신에 차 이야기하는 선생님을 보며 ‘도대체 선생님이 말하는 은혜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그다음 주일에 바로 선생님을 따라 갔습니다.

그 곳은 사람들이 모여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기성 교회와 달리 예배시간에 박수를 치면서 찬송을 부른다고 했습니다. 예배를 인도하시는 전도사님은 힘차게 박수를 치며 찬송을 인도하셨는데, 처음에는 그 광경이 조금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예배시간이 어찌나 즐겁고 기쁘던지 저도 모르게 신이 나서 박수를 치며 큰 소리로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던 중 어느 순간부터 기가 막히게 좋은 향이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서 나는 향기인지 알아보려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향기가 날만한 것은 예배실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백합꽃 향기처럼 진한 그 향기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 후 부산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였는데, 그곳에서 하나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격의 젊고 잘생긴 분이었는데, 힘차게 찬송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집회에 모인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참 찬송을 부르는데 순간 믿지 못할 광경이 제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찬송을 하시다가 손으로 단상을 치셨는데, 손에서 붉은 빛이 번쩍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손에서 나온 빛줄기는 예배드리는 사람들 쪽으로 뻗어나갔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무척 놀랐고, 나중에 사람들을 통해 그 빛이 불성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분이 하나님이신 줄도 모르고 ‘박 장로님은 하늘의 권능을 가지신 분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전도관에서 예배 드리던 중
어느 순간부터
아주 좋은 향기가 맡아져

하나님께서 찬송을 하시다가
손으로 단상을 치셨는데
순간 붉은 빛이 번쩍해

하나님 손에서 나온
빛줄기는 예배드리는
사람들 쪽으로 뻗어나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도 분명하니 그 후로는 기성교회에 발길을 완전히 끊고 계속해서 전도관에 다녔습니다. 전도관에서 예배드릴 때면 왠지 모르게 충만한 기쁨이 넘쳐흘러서 ‘마음에 천국을 이룬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은혜 체험은 저 혼자만의 신기한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전도관 교인들은 예배를 마치면 삼삼오오 모여 ‘오늘은 향취를 맡았네, 오늘은 기쁨의 은혜를 받았네’ 하고 저마다 받은 은혜를 이야기하며 즐거워했습니다.

교인들이 은혜 안에서 화합하니 교회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그 분위기에 힘입어 월성 전도관도 새로 짓게 되었습니다. 교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흙을 나르거나 물을 길어오며 제단을 짓는데 참여했고, 주일학교 학생들까지 작은 돌멩이를 옮기며 힘을 보태니 제단이 금세 신축되었습니다. 교인들은 새롭게 지어진 월성 전도관에서 기쁨으로 찬송을 부르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후 저는 1957년도에 대구전도관 개관집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날 하나님께서는 예배를 마치신 후 예배실 가득 앉아있는 사람들을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안수해 주셨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를 훌훌 가볍게 지나다니시는 하나님 모습도 매우 신기했지만, 하나님의 손이 제 머리에 닿았을 때의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옆을 지나며 손으로 머리를 탁 쳐주셨는데, 그 느낌이 꼭 솜뭉치같이 푹신했습니다. 그러더니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차오르고, 몸이 하늘로 붕붕 날아오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 기쁨은 제 평생 처음 겪어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전도관을 다니며 계속해서 귀한 은혜를 체험하다 보니 앞으로의 삶은 온전히 하나님 일을 하며 살고 싶어졌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던 월성 제단의 교인 두 분은 경기도 부천에 있는 소사로 간다고 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께서 소사에 전도관 교인들이 모여 사는 신앙인의 마을을 지으시는데 건설을 돕기 위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소사에 가면 은혜를 많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족들에게 소사에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가족들도 전도관을 다니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1958년 5월 16일에 온 가족이 소사신앙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소사신앙촌 건설 당시의 전경

제가 들어갔을 무렵에 소사신앙촌은 한창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건설대로 자원한 저는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돌을 나르는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하나님께서는 돌을 나르는 사람들에게 안수를 해주셨는데, 하나님의 손이 머리에 닿으면 대구 개관 집회에서 겪었던 것처럼 몸이 가볍고, 공중에 붕붕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안수를 더 받고 싶은 마음에 얼른 돌을 다시 지고 와서 하나님께 한 번 더 안수를 받곤 했습니다.

저녁이 되면 하나님께서는 건설대원들을 자주 안찰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차례로 안찰을 받았는데, 어떤 이들은 하나님 손이 살짝 닿기만 했는데도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안찰을 받을 때 고통스러운 이유는 그 사람의 죄가 성신에 대항하기 때문이라고 들었기에, 저는 혹여나 제가 지은 죄로 인해 많이 아플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윽고 제 차례가 되어 하나님께서 제 눈과 배에 손을 살짝 갖다 대셨는데 다행히 큰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뱃속이 무척 시원해지면서 어디서 나는지 모를 기쁨이 샘솟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은혜를 받아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기쁨을 체험하고 나니 그 은혜를 놓칠세라 생각으로라도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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