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죄를 소멸하시는 권능의 하나님 깨달아

이인숙 권사/동작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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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전도관(이만제단) 낙성집회 기간에 폭포수 같은 이슬성신의 은혜가 내리는 광경이 사진에 찍혔다. (촬영일 1957. 4. 30.)

이인숙 권사/동작교회

하나님을 처음 뵌 것은 1955년 3월, 스물두 살의 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서울 아현동 집에서 언니(故이옥자 권사, 의정부교회)와 함께 일명 ‘요코’라 불리는 기계를 들여 가내수공업으로 스웨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언니가 기계로 스웨터를 짜면, 저는 밑단을 마무리하고 다려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언니와 함께 만든 스웨터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서 바쁘지만 보람차게 일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루는 언니가 하는 말이, 요즘 박태선 장로님에 대한 이야기로 서울 장안이 떠들썩하다며 그분이 하시는 남산 집회에 같이 가 보자고 했습니다. 그때는 집과 가까운 공덕동 장로교회에 꾸준히 나가고 있던 때라 부흥집회에도 참석하면 좋을 것 같아 흔쾌히 언니를 따라나섰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남산에 도착해보니 굉장히 큰 천막이 수십 개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저와 언니도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곧 예배가 시작되었고 박태선 장로님께서 단에 오르셨습니다. 매우 유명하신 분이라 하니 호기심이 생겨 단에 오르신 박 장로님을 유심히 보았는데, 인자한 얼굴에 키가 훤칠한 신사분이셨습니다. 특히 단정하게 빗어 올린 머리와 밝고 환한 얼굴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박 장로님은 손뼉을 치시며 큰 소리로 찬송을 인도하셨습니다. 제가 다니던 장로교회에서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찬송을 불렀기 때문에 그 모습이 조금 낯설었지만, 금세 익숙해져서 함께 손뼉을 치며 신나게 찬송을 불렀습니다. 찬송 후 이어지는 설교 말씀도 장로교회에서는 듣지 못한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장로교회 목사의 설교는 유명인이나 세상 이야기를 비유 삼아 착하게만 살면 구원 얻고 천국 간다는 식이었는데, 박 장로님은 죄를 해결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설교를 들으면 들을수록 명쾌하고 가슴에 와 닿아서, ‘과연 박 장로님은 다르구나’ 하고 말씀에 푹 빠져 집중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강대상을 ‘탕’ 하고 치시는데, 그 순간 강대상에서 하얀 구름이 몰려나와 사람들을 향해 쫙 퍼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구름은 박 장로님이 강대상을 치실 때마다 뭉게뭉게 퍼져서 사람들 사이로 안개같이 흩어졌습니다. 그 신기한 광경이 무척 놀라웠고, 또 사람들이 단상 앞에 나와 각자 무슨 은혜를 받았다며 실감 나게 이야기하는데, 얼마나 재미나는지 집에 갈 생각도 잊은 채 철야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밤을 새워 찬송하고 기도를 하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피곤과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날이 밝아 이틀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왜 그리도 하염없이 눈물이 나는지 계속 울면서
‘하나님, 이 죄 덩어리가 왔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하며 기도하던 중 머리카락이 타는 것처럼 고약한 냄새가 났습니다. 어디서 이런 지독한 냄새가 나나 궁금한 것도 잠시, 냄새는 사라지고 몸이 공중에 둥둥 뜨는 듯한 기분이 들며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워졌습니다. 그 당시는 ‘참 신기한 일이다’ 하고 의아해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남산집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은혜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집에서도 저는 왜 그리 마음이 기쁜지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기쁨 덕에 제 입에서는 찬송이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코에서 향긋한 냄새가 맡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달콤한 미제 풍선껌이나 꽃향기 같기도 했지만 그 향기는 그런 향기에 비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바로 그 순간 이것이 남산집회에서 들었던 향취 은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너무도 좋은 그 향기는 코 밑에서 동글동글 회오리바람처럼 불어왔고, 이틀 동안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집에서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할 때도 계속 향취가 맡아졌고,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집회에 처음 참석한 제게 귀한 은혜를 부어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해서 저는 틈만 나면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리고, 일을 할 때도 찬송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남산집회를 다녀와서 이틀 동안은 향취가 끊이질 않더니, 셋째 날부터는 가슴이 후끈후끈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인 것처럼 가슴 속에 큰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듯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뜨거운 게 이상해서 손으로 문질러 봤지만 여전히 뜨거운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고, 낮이고 밤이고 이어져 일주일이나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어느 순간 가슴 속 뜨거움이 사라지고 목으로 단물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물이 그렇게 달고 시원할 수 없었습니다. 단물이 마셔지면서 기분이 둥둥 떠서 날아갈 듯이 기쁘고, 배 속까지 시원해짐을 느꼈습니다. 남산집회에서 만난 분들이 ‘은혜 받으면 달고 시원한 생수가 마셔진다’고 하시던 바로 그 생수를 내가 체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강대상을 치시자 하얀 구름 같은 것이 몰려나와 사람들 사이로 흩어져

집에 돌아와서도 말로 표현 못할 좋은 향취 맡고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은혜를 체험

받은 은혜가 분명하니 은혜를 주시고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돼

박 장로님 집회에 다녀오고 저는 다니던 공덕동 장로교회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3년을 다닌 교회였지만 예배 시간에 그 어떤 은혜도 받지 못했고, 설교 말씀을 들어도 제 마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박 장로님의 집회에서 확실한 은혜를 체험하니 기성교회는 생명의 말씀도 없고 은혜도 없으며, 모든 것이 형식에 불과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서울 원효로에 박 장로님께서 전도관을 세우시게 되면서 거기 다니기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마포 언덕에 웅장한 이만제단이 건설되었습니다. 이만제단에서 울리는 은은한 음악 종소리를 들으며 새벽예배를 가는 길은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새벽예배를 가다 보면 어김없이 진한 향취가 맡아졌고,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면 마음속 기쁨과 감사함이 충만해져서 더욱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만제단에 다니면서부터는 설교 말씀을 더욱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특히 화를 내는 마음과 고집부리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전까지는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박 장로님의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죄를 더욱 예민하게 구분하게 되었고, 고집과 혈기처럼 죄된 마음을 버려야만 의로움을 입어 구원에 이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56년 결혼 후 의정부로 이사를 가게 되었지만, 다행히 그곳에서도 가까운 전도관을 찾아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의정부제단은 건물이 없어 천막을 치고 가마니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는데, 교인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땅을 마련하고 건물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교회를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해서 가져다주며 공사를 도왔습니다. 번듯하게 지어진 의정부전도관을 보니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의정부에 살던 시절 한번은 소사신앙촌에 가서 하나님께 안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한 명, 한 명 안찰해 주셨는데, 어떤 사람은 하나님 손이 닿자마자 발버둥 치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하나님의 손이 아주 살짝 닿은 것 같았는데 사람들이 왜 그리 아파하는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제 차례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엄지손가락을 제 눈에 대시자마자 별이 번쩍하며 눈알이 빠질 듯이 아픈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안찰을 다 받으니 어느새 가슴 속이 시원해지면서 향취가 맡아졌습니다. 안찰을 받을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은 죄가 성신에 대항하는 까닭이고, 안찰을 받은 후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죄가 소멸되었기 때문이라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를 소멸하는 권능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1981년 하나님께서 예수의 허풍을 지적하시고 하나님이심을 발표하셨을 때도 한 치의 의심 없이 ‘옳습니다! 그 말씀이 맞습니다!’ 하고 기뻐했습니다. 이슬 같은 은혜를 직접 보고, 향취를 맡고, 안찰을 통해 받은 은혜가 너무도 분명했기에 죄를 씻어 구원을 주시는 진짜 하나님이심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저는 계속 신앙생활을 하며 귀한 이 길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찬송가 185장을 자주 부릅니다.
‘인애하신 여호와여 죄인 오라 하실 때에 날 부르소서’ 하는 가사가 죄의 길에서 저를 돌이켜 불러주신 하나님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인자한 얼굴로 웃으시던 하나님 모습이 선명합니다.

이슬 같은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뵙고, 또 그 은혜를 받았던 시간은 억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죄도 모르고, 은혜도 몰랐던 철부지 같은 제게 한없는 은혜를 부어 주시며 구원의 길을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 마음속에 추한 것을 물리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며 아름답고 성결한 마음 주시기를 오늘도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찬란한 빛으로 오시는 그날 빛 앞에 서는 자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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