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영 관장 편 ② 깨달음을 준 ‘휘아’

발행일 발행호수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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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2010 어린이 겨울캠프에 참여한 속초교회 어린이들

새로운 시작은 늘 그렇듯 설레고 희망이 넘친다. 2010년도 어떤 목표를 가지고 결실을 이뤄야하는지 계획을 세우다 문득 교역자로서 첫 발령을 받았던 때가 떠올랐다.

하나님이심을 깨달은 지 약 두 달 만에 교역직분을 허락받아 왔기에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었다. 무얼 모르는지도 몰랐던 상태에서 그저 의욕만 앞서 좌충우돌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쑥스럽고 웃음이 난다. 없는 솜씨로 초대장을 만들어 떨리는 마음으로 첫 심방을 나갔던 날.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래. 무조건 웃으면서 얘기하자’ 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던 것 같다. 그렇게 전도한 아이들과 하나님 말씀을 같이 배우고 깨달으며 재미있게 지내던 어느 날,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한 아이가 초대장을 들고 제단을 찾아왔다.

이름이 ‘휘아’인 이 아이는 당시 초등학교 3학년으로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손과 다리를 제대로 쓰기 어려웠는데도 길을 물어보면서 제단을 찾아 걸어올 정도로 의지와 노력이 대단한 아이였다. 다만 몸이 불편하여 마음대로 안 되니까 짜증을 자주 내기도 했었는데 제단을 꾸준히 다니고 기장신앙촌 캠프도 다니면서 마음이 점점 밝아지고 너그러워짐을 어머님께서도 칭찬하실 정도였다. 휘아는 내가 초대장을 오리고 있을 땐 어느새 가위를 들고 나타나서 열심히 도와주었고 예배를 드릴 때는 먼저 방석을 깔아놓고 처음 온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찬송도 예쁜 자세로 열심히 드려서 자세가 다소 안 좋던 아이들이 머쓱해하며 자세를 바르게 고쳤고, 휘아가 제단을 도와 무엇을 하자고 하면 언니들까지도 별말 없이 같이 하는 걸 보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변화들이 생겨남에 무척 놀라웠다. 그리고 순수하게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는 마음과 노력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그러던 휘아에게 위기가 닥쳐왔는데 버스와 도보로 약 1시간쯤 되는 시골로 갑자기 이사를 간 것이었다. 전화도 안 되고 집도 잘 모르니 막막하기만 하여 하나님께 기도하며 휘아가 다시 올 수 있기만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는데, 한 달 후쯤 휘아에게 전화가 왔고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휘아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으며 어머님과 이야기를 하는데 예전의 어머님이 아니셨다. 너무 멀어 절대 안 된다는 어머님께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소용이 없었다.

“휘아야, 하나님께 향한 너의 마음이 변하지 않게 계속 기도 드리고 어머님께 틈틈이 말씀드리자. 관장님도 꼭 도와줄게. 용기를 내렴.”
휘아를 남겨두고 돌아온 후에도 안타까운 마음만 더할 뿐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 중 한 달이 더 지난 어느 날, 휘아 어머님께서 제단을 찾아오셔서 다시 보내시겠다며 집도 더 가까운 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너무 갑작스럽고 기뻐서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휘아가 어찌나 울던지, 밥 먹으면서도 울고 TV를 보면서도 울고, 그래서 자라고 하면 이불 속에서도 계속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어서 우리 집 식구들이 두 손 들었다니까요.” 기막히다는 듯 웃으시며 얘기하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어린 아이지만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 하나로 신체적, 환경적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는 휘아와 그런 휘아를 예쁘게 보시어 은혜 주시고 도와주시는 하나님 사랑을 깨달으며 내가 어떻게 구원의 길을 가야 하는지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올해는 꼭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과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알찬 제단이 되도록 힘써 노력하고 싶다.

속초교회 학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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