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병과 슈퍼 박테리아의 위협, 보건 위기 겹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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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루엔자(독감)의 유행이 2주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을 재차 권고하며,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개인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 독감 대유행, 감염병 확산세 주도

감염병 확산의 주된 원인은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으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12월 22~28일)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73.9명이었다. 불과 일주일 전 31.3명에서 2.4배로 뛴 수치다.

이어 올해 첫째 주 집계(12월 29일~1월 4일)에서도 독감 환자가 99.8명으로 전주 대비 1.4배 증가했다. 2016년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의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가 호흡기 감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나 방역이 완화되면서 바이러스 감염 유행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4가지 호흡기 감염병 동시 유행

독감 외에도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휴먼 메타 뉴모(HMP) 바이러스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며 ‘쿼드데믹(quad-demic, 네 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수는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히 늘고 있다. 전국 221곳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지난해 50주차에 46명에서 51주차 66명, 52주차 113명, 올해 1주차엔 131명으로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RSV 입원 환자 수도 9주 연속 증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RSV 환자는 지난해 10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달 마지막 주엔 603명으로 급증했다. 기침·고열 등을 동반하는 RSV는 영유아에게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 유행한 뒤 국내로 유입된 HMP 바이러스 환자도 증가했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영유아에게 감염되며 발열과 가래, 쌕쌕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MP 바이러스 감염자는 최근 6주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지난달 마지막 주 입원 환자 수는 2주 만에 2.2배 증가한 183명으로 집계됐다.

□ ‘슈퍼 박테리아’ 위협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미생물,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가 확산해 사망률이 두 배로 뛰고 수천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월 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데임 셀리 데이비스 박사는 “매년 약 백만 명이 슈퍼 박테리아로 인해 사망하고 있으며, 향후 25년간 약 4천만 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전직 최고 의료 책임자인 데이비스 박사는 항생제의 의학적 오남용은 물론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하수 처리 시설 등이 슈퍼 박테리아의 진화를 돕고 내성이 퍼지는 이유라고 밝혔다.

□ 항생제 내성 대책 마련 시급

우리나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과 오용 때문에 슈퍼 박테리아로 인해 숨지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슈퍼 박테리아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CRE)을 말한다. 의료계는 CRE 감염증 환자 신고 건수가 2017년 5717건에서 2023년 3만 8405건으로 5.3배 증가했으며, 관련 사망자도 5년 새 37명에서 633명으로 1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 사망자(1000만명)가 암 사망자(820만명)보다 많다고 한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은 “항생제 내성 관리 예산 증액과 임상 현장 의견을 반영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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