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아의 방주’
지난 8월 1일자 뉴욕타임스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지구의 종말을 예상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이 계획은 ‘로버트 샤피로’뉴욕대 교수를 포함, 우주 개발회사의 CEO, 의회 관계자 등 쟁쟁한 인물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각종 곡식의 씨앗을 북극의 한 섬에 저장해 두려고 저장소를 만들고, 여러 생물의 종(種)들을 DNA형태로 보관하는 이른바 ‘냉동 방주’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만일 소행성의 충돌이나 핵전쟁 등으로 지구 자체가 파괴된다면 그런 계획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우주를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지구의 문명을 구조하기 위해 모든 생명체의 DNA와 인간 지식의 다양한 샘플들을 우주 기지에 저장해 둔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중요 자료를 따로 저장해 놓듯 인간의 유전자와 지식을 우주에 저장해 두면 나중에 문명을 복원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버로우’라는 학자는 일찍이 ‘인류의 불가피한 생존’이라며 우주의 이용을 주장했고, 물리학자 호킹은 인류의 미래는 인류가 지구를 떠날 수 있느냐 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 계획은 달에 유인(有人)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구상과도 맞물려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두 번째로 달을 밟았던 ‘버즈 오드른’같은 우주인도 “이 계획은 현재의 우주 기술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적극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과학자들은 인구의 팽창으로 자원과 물이 부족하게 되어 오늘날의 지구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핵전쟁이나 행성의 충돌 같은 재앙이 아니라도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전 세계가 공황(恐慌)에 빠질 수도 있고, 컴퓨터 바이러스의 창궐 같은 사소한 문제로 인류문명 최후의 날의 시작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 과학자들과 각국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절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지구의 종말을 심각하게 우려하여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준비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전 세계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두려워하는 이러한 일들은 지구 종말의 징조는 될 수 있어도 그것으로 지구와 인류의 종말이 올 수는 없다. 지구와 인류의 종말은 그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하나님의 의지로써만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부르짖어도 하나님께서 종말을 짓지 않는 한 종말은 오지 않으며, 반대로 그들이 아무리 지구의 종말은 올 수 없다고 주장하여도 하나님께서 종말을 지으시면 그 종말은 현실화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정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노아 홍수 때는 노아 한 사람이 임박한 종말을 경고하며 구원의 방주를 전파하였으나 믿어 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 모두 멸망을 당하고 말았다. 과학자들은 다급한 마음에 그들의 지식으로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준비하고 있으나, 진정 인류와 문명을 구원할 최후의 ‘구원의 방주’는 어디 있는지 찾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