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교회 신축예배의 감격
최윤원의 워싱턴교회 신축예배 참석기워싱턴 제단으로 향한다. 도로변으로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드문드문 집들이 보인다. 한 시간쯤 갔을까 “우와!” 하는 반가운 탄성이 들리고 워싱턴 제단이 눈에 들어온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깨끗한 제단이 푸른 잔디 위에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제단에 들어서니 낯선 땅에서의 긴장감이 누그러지고 마음이 푸근해진다.
드디어 워싱턴교회 신축예배 날. 어제까지 흐렸던 하늘은 활짝 개어 높푸르고 차가워진 공기는 신선하며 햇살은 투명하다.
예배가 시작됐다. 감격스러운 시간이다. 까다로운 건축 법규로 인해 10년의 노력 끝에 이뤄진 제단 신축은 말할 것도 없고, 모이기 힘든 여건상 이렇게 미주 교인들이 함께 예배드리는 것 자체가 벅찬 일이다. 1978년 하나님께서 친히 LA 제단에 오셔서 집회를 열어주신 이후 실로 30년 만의 일이다. 신축예배의 주인공인 워싱턴 교인분들의 특순은 마음을 적시고, 한마음으로 부르는 뜨겁고 힘찬 찬송소리는 제단을 가득 메운다.
워싱턴 제단을 떠나기에 앞서 한자리에 모여 앉는다. 예배를 드린 소감이며 은혜 받은 체험이며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다. 어머니의 신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신앙생활이 거울이 되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뒤늦게 신앙의 길을 걷게 되신 분, 어머니의 기도로 신앙의 기로에서 바른 길을 찾으신 분, 한 분씩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신다. 특히 낯선 땅, 제단마저 멀어 자주 올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앙신보를 의지하며 각별히 여기시는 모습들은 마음에 애잔한 여운을 남기고, 좋은 조건 속에서도 소중함을 잊고 무디게 살아온 모습을 부끄럽게 한다.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데 떠나야 할 시간은 재촉을 하고, 서둘러 인사를 하고 차에 오르는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후일담에 의하면 이날 예배 시간에 불성신의 은혜 체험을 하신 분이 두 분이나 계셨다고 한다. 또 다음날 우리가 떠난 후 워싱턴에는 마치 전날의 화창한 날씨를 위해 참았던 것처럼 비가 쏟아졌다고 한다. 이모저모로 기억해 주시고 살펴 주신 귀한 시간이었다.
이제 우리는 뉴욕 제단으로 향한다. 4시간을 달리니 뉴욕의 중심부인 맨해튼에 다다른다. 화려하고 복잡한 맨해튼을 지나 퀸스에 있는 뉴욕 제단에 도착하니 관장님과 교인분들께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정겨운 하모니카 멜로디와 현악의 선율, 정성스런 순서가 준비된 환영 예배로 인사를 나눈다. 뉴욕의 밤이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