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난 지금 (윤효진/시온입사생)
윤효진 / 시온실고 1학년벌써 1년이 지났습니까? 시간 정말 빨리 갑니다.
처음 만났을 때 입었던 외투들을 다시 꺼내 입는 시온실고 친구들이 부쩍 늘었어요. 그때도 겨울이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1년이 지난 겨울이잖아요. 친구들 참 많이 변했어요. 키도 크고, 살도 찌고, 얼굴도 뽀-얘지고. 물론 저도 달라졌어요.
신앙촌에서 살면서 이제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방청소는 기본. 점호시간에 맞춰서 잠드는 것도 익숙해졌고 아침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어요. TV랑 핸드폰 같은 건 이제 완벽한 불용품이에요.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관장님께 들은 얘기예요. “너희들, 시온에 살려고 들어온 게 아니라 구원 얻으러 들어온 거잖아. 그렇지?”
한 해가 지나고 2007년이 다가오면서 기도를 할 때, 이 말이 자꾸 떠오르면서 부끄럽고 많이 후회가 됐어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어디론가 가요. 길을 가는데, 계속계속 걸어서 분명 많이 걷긴 했는데, 목적지는 잊고 마냥 걷기만 했던 거예요.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다 깨닫고 나니 목적지가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더라는 거예요. 전 너무 허무하고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어요.
구원이라는 목적을 잊고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곧 형식적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시간에 앞자리에 앉기 보단 지각만 하지 않을 정도로 출석해 버리는 형식적인 생활, 적당히 살아버리는 제 모습은 시온에 그냥 생활하려고 들어온 사람의 모습과 같은 거잖아요. 저는 구원 얻기 위해 이곳에 들어왔는데 말이죠. 많이 후회되긴 하지만, 후회는 반성의 첫 단계이고, 반성은 좋은 변화의 첫 단계니까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2학년 겨울방학 땐 후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거예요.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 한다면, 입사한 지난 1년은 감사할 일이 참 많았어요. 구원의 지름길인 입사를 하게 되고, 새벽예배도 쌓을 수 있고, 기도도 많이 하게 되고, 헌금도 많이 드릴 수 있고, 신앙의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서로 배우면서 얼마나 즐겁게 보냈는지 몰라요. 예전에 한 달에 한 번, 잠깐 와서 급하게 집에 가기 바빴는데, 지금은 주인이 되어 축복일 행사 준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절기 때 음악순서 무대에 매년 설 수 있다는 점도 감사드려요. 앞으로, 구원을 바라보는 참된 신앙생활을 하면서 항상 감사드리며 생활하는 알곡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