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들이 누워있는 집회장에 악취대신 그토록 고귀한 향기가 나다니

황순희 관장(1) / 삼천포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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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5년 경상남도 삼천포(現 사천시)에서 3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저희 형제들은 불교 신자이신 어머니를 따라 몸단장을 깨끗이 하고 절에 가서 예불을 드리곤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이화여대 약학과에 입학하면서 채플 시간을 통해 처음으로 기독교를 접했는데, 학식과 교양을 갖춘 기독교인 교수들을 보면서 기독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1학년 여름방학을 맞아 삼천포 집으로 내려왔을 때 이모님이 교회에 다니자고 권유하셔서 저는 이모님과 함께 삼천포 감리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교리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를 믿는 것이 교양을 쌓고 성숙한 인격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교회에 꾸준히 다녔습니다.

국회의원이었던 이모부가 전해준
『 박태선 장로의 이적과 신비경험』
최창순 박사의 은혜체험 등을 읽으며
‘나도 집회에 꼭 참석해보고 싶다’

그 후 1955년 가을경이었습니다. 제가 학교를 휴학하고 집에서 지내고 있을 때 이모님께서 “박태선 장로의 이적과 신비경험”이라는 책을 읽어 보라고 주셨습니다. 국회의원인 이모부(故 정갑주)가 윤치영 의원에게 받은 책이라면서 이모님이 먼저 읽고 저에게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 책에는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의 설교 말씀과 함께 유명 인사들이 은혜를 받은 체험담이 실려 있었습니다. 의학박사이자 사회부 장관을 지낸 최창순 박사는 차 사고로 다리뼈가 세 동강으로 부러졌을 때 박 장로님께 안수를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칭칭 감은 나무와 붕대를 모두 풀어 버리고 일어나세요.” 하고 말씀하셨지만 최창순 박사는 용기가 없어서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엑스레이를 찍어 봤더니, 놀랍게도 끊어졌던 뼈가 흔적도 없이 붙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윤치영 의원은 부인이 중병을 앓아 6번의 복부 수술을 받아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마지막 수술 때는 죽음을 각오할 정도였는데, 박태선 장로님께 안찰을 받고 완전히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단숨에 그 책을 읽은 후 ‘이렇게 훌륭하신 분이 계시는구나! 한국 땅에 기적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며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박태선 장로님께서 전국적으로 집회를 하신다고 하니 언젠가 나도 집회에 참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배시간에 불을 토하듯 힘있는 음성으로
박장로님의 말씀에 깊은 감화를 받아
죄를 세밀히 깨우쳐 주실 때는
과거의 사소한 일까지 떠오르며 회개

그러던 1956년 3월이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의 부흥집회가 마산에서 열린다는 포스터를 보고 저는 ‘드디어 그분이 오셨구나!’ 하며 꼭 집회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마침 이모님도 집회에 가겠다고 하셔서 이모님과 함께 마산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드넓은 공터에 천막이 바다처럼 펼쳐진 집회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예배드릴 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불렀는데, 저는 손뼉을 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경건하지 못하게 느껴져서 찬송을 따라 부르면서도 손뼉이 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첫날 집회를 마친 후 옆에 앉은 분들이 이야기하기를, 예배 중에 불과 같이 뜨거운 성신을 받았다, 아주 좋은 향기를 맡았다 하며 저마다 은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도 은혜를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서 ‘저에게도 확실한 증거를 주시옵소서.’ 하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예배 시간에 찬송을 부를 때였습니다. 온몸이 아주 훈훈해지며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이 좋은 향기가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에 향기가 날 만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환자들이 곳곳에 누워 있는 집회장에서 그토록 고귀한 향기가 진동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훈훈하며 따뜻해지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저는 어느새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워져서 저도 모르게 힘차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불을 토하듯 힘 있는 음성으로 구원에 대해 설교하시는 박 장로님의 말씀은 깊은 감화를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죄를 세밀히 깨우쳐 주실 때는 형제 간에 다투었던 사소한 일까지 떠오르며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습니다. ‘진작 이 말씀을 알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죄를 덜 지었을 텐데…….’ 하며 죄가 죄인 줄도 모르고 살아온 지난 시간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가슴에 새겨지는 감동적인 예배를 드린 후, 박 장로님께서 참석자 모두에게 안수를 해 주셔서 저도 안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머리에 탁 하고 손을 얹으시는 순간,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머리끝에서부터 자르르 하는 느낌이 들면서 뜨거운 불덩어리가 제 몸에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 불덩어리는 머리에서 내려와 어깨에서 오랫동안 머물다가 등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열다섯 살 때 디프테리아를 앓은 후로 조금만 피곤하면 편도선이 부었으며 언젠가부터 어깨 신경통이 생겨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그날 불성신을 받은 뒤로는 편도선이 붓는 증상과 어깨 통증이 깨끗이 사라져서 제 나이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집회시간에 너도나도 은혜를 받았다고 증거하는데
나도 은혜 받고 싶은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나니
추운 날에 온몸이 훈훈해지며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좋은 향기를 맡아

집회가 열리는 동안 박 장로님께서 안수해 주신 후 “병 나은 자는 일어나 이야기하세요.”라고 하시면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저마다 무슨 병이 나았다고 했습니다. 벙어리 청년이 말문이 열렸다며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를 붙잡고 더듬더듬 말을 했으며, 제 옆에 있던 문둥병 환자는 오그라졌던 손이 펴졌다며 겅중겅중 뛰면서 기뻐했습니다. 앉은뱅이가 일어섰다, 장님이 눈을 떴다 하고 소리 높여 환호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그곳은 문자 그대로 환희와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병고침을 받은 벙어리와 앉은뱅이,
문둥병 환자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천막 위로 불덩어리가 솟구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찾아온 아주머니도

집회 중 어느 날, 사람들이 은혜 받은 체험을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출입구 쪽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 집회에 참석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분이 시장에 가는 길에 집회장 옆을 지나가는데, 그때 천막 위에 커다란 불덩어리가 솟구쳐 오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천막을 들치고 안을 들여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어서 ‘분명히 불이 난 것은 아닌데…… 여기가 어떤 곳이지?’ 하고 너무나 궁금하여 집회장에 들어와 예배에 참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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