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교, 성범죄로 4년 1개월 징역형 선고
피어스, 어린 피해자 착취
주교들 성추행 혐의로 연쇄 물의

웨일스 교회는 1993년 피어스의 성폭행 혐의를 알고 있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1999년에는 그를 주교로 임명했다. 2002년에 피어스는 여왕 즉위 50주년 기념 예배를 집전하며 윌리엄 왕자와 만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2008년 전직 스완지와 브레콘의 주교직에서 은퇴한 앤서니 피어스(84)가 과거 교구 사제 시절 저지른 성범죄를 자백한 후 징역 4년 1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웨일스 성공회는 1993년에 피어스가 또 다른 피해자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인지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했을 당시,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피어스는 1999년 주교로 임명되었고, 2002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50주년 기념 예배를 주재하며 윌리엄 왕자를 만나기도 했다.
한편, 피어스에게 학대당한 또 다른 피해자는 피어스가 1980년대 스완지의 한 교회의 사제로 있을 때 오르간을 연주하던 10대 소년이었다. 그는 수치심 때문에 30년 동안 학대를 숨겨왔으나, 마침내 2023년 교회 보호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딘 풀링 검사에 따르면, 피어스는 아기 때 세례를 해준 소년의 가족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면서 피해자를 곰 인형 껴안듯 강하게 끌어안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이후 학대가 계속되면서 피어스는 피해자에게 2주에 한 번씩 키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법정에서 피해자는 압도적 수치심으로 10대 시절 자살 충동을 느꼈고 알코올 의존증에 빠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수치심과 당혹감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그가 내 인생이 이렇게 된 데에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피어스는 앞서 5건의 강제 추행 혐의를 인정했으며, 판사가 그에게 징역 4년 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을 때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스완지 대법원의 판사 캐서린 리처즈는 피어스를 향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성적 대화를 유도하며 피해자를 조종하기 시작했다”고 질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사임 이후 발생했다. 웰비 대주교는 연쇄 성범죄자 존 스미스사제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리버풀 주교 존 페룸발라스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사임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성범죄 생존자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영국 성공회의 지도부는 독립적인 안전 관리 감독을 두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웨일스 성공회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과했으며, 피어스가 이제 성직에서 박탈당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3년의 신고는 즉시 경찰에 전달되었다고 강조하며, 1993년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한 독립적인 외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검찰청의 모니크 맥케빗 검사는
“피어스가 기회주의적으로 어린 소년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