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수준 폭염에 쓰러지는 사람들 … 온열질환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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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상청이 처음으로 ‘폭염백서’를 만들기로 했다. 최근 폭염이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폭염 경보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폭염일수는 18.9일로 작년 같은 기간 12.6일에 비해 6.3일이 길었다. 8월 19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명 많은 2,741명이었으며, 누적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 돼지 5만 2천 마리와 가금류 84.8만 마리 등 90만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양식장 어류도 150만 마리가 넘게 죽었다. 행안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폭염에 대응 중이다.

◇100m마다 사람 쓰러져 있어

이 와중에 경기 하남시에서 열린 야간 마라톤 대회에서 수십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대회가 조기 종료됐다. 8월 18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부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1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인근 대학병원 등 응급실로 이송됐다.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30대 환자는 현재까지 의식불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가 열리던 시간대 하남시 기온은 31도가 넘었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욱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었던 마라톤 참가자는 “경기 중반부터 쓰러진 사람이 보이더니 마지막 2㎞에는 거의 100m마다 (참가자가) 쓰러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실내에서도 열사병으로 사망

일본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도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쿄에서만 지난달 12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나고야시는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25일 동안 이어져 역대 최장 폭염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월 4일 요리우미신문에 의하면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 사망자 123명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사망했다. 이 중 79명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았고, 28명은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열사병으로 쓰러져 긴급 이송된 환자도 급증했다. 도쿄소방청은 긴급 출동 건수가 지난달 9만1614건으로, 통계가 남아 있는 1936년 이후 최다였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일본 전역에서 35~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상청은 매일 같이 열사병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일본 NHK는 “외출과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고, 수분과 염분을 자주 보충하는 등 열사병 대책을 각자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열사병에 걸리기 쉬운 노약자나 영유아는 가족 등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어쇼 관중 100여명 응급치료

미국 서부 내륙 콜로라도에서도 폭염 속에 야외에 서서 에어쇼를 지켜보던 관중 약 100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 치료를 받았다. 8월 18일(현지시각)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이곳에서 열린 ‘파이크스 피크 리저널 에어쇼’ 행사장에서 야외에 있던 약 100명이 열사병 증세를 보였다. 지방 기상청(NWS)은 당일 이곳의 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였다. 현장에 있던 구급대가 이들에게 응급 처치를 했으며, 이 가운데 증상이 심각한 10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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