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받으면 자유율법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돼”

유정옥 권사(1)/ 충주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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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옥 권사

청주 우암산에 우뚝 솟은 교회에서는 새벽마다 은은한 음악 종 소리가 울렸습니다. 교회 가까이 살던 저는 분주하게 출근 준비를 하다가도 음악 종이 울리면 잠시 손을 놓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매일 들어도 또 듣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신앙신보에 실린 하나님 말씀을 읽고
처음으로 자유율법의 개념을 알게 돼
읽을수록 차원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을 손꼽아 전도관에 나가게 돼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박양희라는 친구가 쉬는 시간마다 신문을 열심히 보기에 무슨 신문인지 궁금해서 보여 달라 했습니다. 친구는 전도관에서 나오는 신앙신보라며 박태선 장로님의 설교 말씀이 실려 있다 했습니다. 신문을 받아 들고 말씀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쏙 빠져서 읽었습니다. 결혼 전까지 장로교회에 다녔지만 자유율법이 성경에 나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설교 말씀에 마음과 생각으로 죄짓지 않는 것이 자유율법을 지키는 것이고 자유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 했습니다. 모세율법에서는 남의 것을 훔쳐야 도적죄가 되지만 자유율법에서는 훔치고 싶은 마음을 가질 때 죄가 된다 했고, 길가에 떨어진 구부러진 못도 자기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자유율법은 차원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결되는 말씀이 궁금해서 그때부터 매주 나오는 신앙신보를 기다렸다 읽었는데 우리 집 옆에 음악 종 울리는 교회가 청주전도관이라는 것을 알고 당장 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 주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청주전도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961년, 제 나이 스물여섯 살 때였습니다.

청주전도관에 처음 가서 찬송을 부를 때였습니다. 불덩어리가 속에 들어온 것처럼 가슴이 뜨거워지더니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습니다. 난생처음 맡아 보는 고약한 냄새에 코를 감싸 쥐고는 예배실에서 뭘 태울 리도 없는데 무슨 냄새인가 싶었습니다. 예배 마친 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 뜨거운 것이 불성신을 받은 거라며 불성신으로 내 죄를 태워 주실 때 그런 지독한 냄새가 난다 했습니다. 참 신기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하며 전도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매주 예배에 나가게 됐습니다.

청주전도관에 가서 찬송을 부르는데
가슴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워지더니
어디선가 지독하게 타는 냄새가 나
내 죄가 타는 냄새라고 해서 신기해

제가 전도관을 알게 됐던 그때는 언론에 전도관을 비방하는 기사가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박태선 장로님께서는 터무니없는 죄목으로 옥고를 치르고 계셨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도관 교인이 엄청나게 늘어나자 위기 의식을 느낀 일부 정치인과 특정 종교 세력이 합세해 말도 되지 않는 죄목을 만들어 옥고를 치르시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도관에 다니면 다닐수록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은 실제 사실과 완전히 정반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론은 전도관이 나쁜 곳인 양 매도하고 있지만 전도관은 양심적으로 살라고 가르치는 곳인데 이보다 좋을 수가 있나 싶었고, 신기한 은혜를 받을 수 있으니 계속 나가 보고 싶었습니다.

옥고를 치르신 박 장로님께서 이듬해 청주전도관에 오셔서 예배를 인도해 주셨을 때였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내가 옥에 있을 때 전도된 사람 손들어 보라.” 하셔서 손을 들고 보니 저 말고도 손든 사람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 핍박 가운데도 많은 수가 은혜를 받고 전도되었다고 하실 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찬송을 부르던 어느 순간 예배실이 온통 안개가 낀 것처럼 뽀얗게 되어 바로 앞사람도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온몸이 시원해지며 그렇게 상쾌하고 가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전도관 교인들한테 은혜가 안개같이 뽀얗게 내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 은혜가 내리는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배 마친 후에는 안찰해 주셔서 저도 처음으로 안찰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한 명씩 눈과 배에 가만히 손을 대시며 안찰해 주셨는데 다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안찰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별다른 반응 없이 안찰을 받았지만 어떤 사람은 하나님 손이 닿기도 전에 잔뜩 인상을 쓰며 팔다리를 버둥거리기도 했습니다. 제 눈에 손을 대셨을 때는 몹시 아팠는데 배에 손을 대시자 시원한 줄기가 목에서부터 배 속으로 줄줄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안찰을 받고 나왔더니 발이 땅에 안 닿고 몸이 둥둥 떠오르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발을 내려다 봤습니다. 분명히 땅을 디디고 있는데 그렇게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집까지 가는 동안 훌훌 나는 것 같았고 마음은 왜 그리 기쁘고 좋은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찰을 받으면 죄가 씻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떠올라 ‘죄를 씻으면 이렇게 가볍고 좋구나!’ 했습니다. 그때부터 제 마음과 생각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안찰 받으니 시원한 줄기가
목부터 배 속까지 내려오는 것 같고
몸이 가볍고 둥둥 떠오르는 것 같아
마음은 기쁘고 좋아서 표현할 수 없어

저는 자유율법을 배우며 이 법대로 살면 양심적이고 좋은 사람이 될 거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키기가 참 어렵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행동으로 죄짓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과 마음으로 죄를 안 지을 수 있겠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안찰을 통해 은혜를 받고 나자 그 생각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저 스스로 자유율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게 되었습니다. 눈으로도 죄짓지 말라 하시는 말씀에 영화 포스터 같은 난잡한 그림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고, 마음과 생각으로 죄지은 일은 없었는지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은혜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서 저도 모르게 찬송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은혜를 받으면 자유율법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새벽예배에 빠지지 않고 나갔습니다. 음악 종 소리를 들으며 예배드리러 가는 길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고, 예배드리고 돌아오면 하루종일 기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도관을 반대하시던 시어머니는 제가 새벽부터 전도관에 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시더니 전도관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집을 옮기라 하셨습니다. 시어머니 뜻을 거스를 수 없어 이사는 했지만 하루라도 새벽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전도관까지 가려면 산을 넘고 내를 건너 15리를 걸어야 했지만 저는 매일 새벽마다 걸어서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새벽예배에 가기 위해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산길을 조심조심하며 걸어가는데
갑자기 보름달처럼 환한 빛이 비쳐서
불어난 냇물을 피해 안심하고 건널 수 있어
나중에 하나님께서 새벽에 빛을 비추어
주셨단 이야기를 듣고 가슴 뭉클하게 감사해

전깃불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시골이라 달빛에 의지해서 다녔는데 특히 그날은 구름이 많이 끼었는지 달빛도 없어서 밤처럼 캄캄했습니다. 그런데 산길을 조심조심하며 걸어갈 때 갑자기 위에서부터 불빛이 비쳐서 주변이 환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앞에는 물이 불어나 깊어진 냇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불빛이 없었더라면 잘못 빠졌을지도 모르는데 보름달처럼 환한 빛이 비쳐서 안심하고 건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너무 가벼워서 발이 땅에 닿는지 안 닿는지 모르게 전도관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예배 마치고 다시 냇물을 건너면서 생각해 보니 아까 어떻게 그런 불빛이 비쳤을까 싶은 것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아무 빛도 없이 캄캄했는데 주위가 환하도록 밝은 빛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 후 덕소신앙촌 축복일예배에 갔을 때 하나님 설교 말씀을 듣고 궁금증이 완전히 풀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인이 새벽예배 가려고 캄캄한 산길을 지날 때 내가 빛을 비추어 줬다.”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예배 마치고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니 저 같은 체험을 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때는 놀랍고 신기하게만 여겼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교인 한 명 한 명을 보호하시고 지켜 주신다는 것을 그때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면 생명물을 한 컵씩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은혜가 담긴 물이라 하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마셨는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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