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받고 나니 기쁘고 즐거운 것을 다 표현할 길이 없어

김미숙 관장(1) / 전농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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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9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목사 손녀인 친구를 따라 장로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저는 예배에 빠짐없이 나가며 가끔씩 부흥집회에도 참석하곤 했습니다. 경북여고에 진학하고부터는 대구에서 지내며 봉산 장로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교회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저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교회에 다니는 것을 두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누구든지 예배당에 나오면 구원을 얻는다.”라고 하는데 열심히 믿는다는 어른들이 서로 질시하고 반목하는 모습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찬송을 부르고 설교를 듣는 것이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믿어서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봉산교회 장로에게 “장로님, 저는 아무래도 이렇게 믿어서는 구원을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했더니, 장로는 “학생은 왜 그렇게 의심이 많은가? 예수님이 2000년 전에 십자가에 못 박혀서 우리 죄를 대신해 돌아가셨기 때문에 믿기만 하면 된다네. 의심을 하지 말게나.”라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항상 듣던 대로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저에게 속 시원한 해답이 되지 못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구원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교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재미있어 교회에 계속 다녔습니다.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 부흥집회’라는 벽보를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는데 박 장로님 집회에 은혜가 많다는 말에
나도 집회에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어

그러던 1955년 제가 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일 때였습니다.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 부흥집회’라고 쓰인 벽보가 시내 곳곳에 게시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벽보는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이 경북대학교 앞 모래사장에서 부흥집회를 하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 보는 ‘불의 사자’라는 말에 호기심에 생겨서 ‘박태선 장로님은 어떤 분이실까?’ 하고 궁금했는데, 그 주 일요일이 되어 봉산교회에 갔을 때 교인 분들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는 은혜가 내린다더라.” “병이 낫는다더라.” 하며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 교인들이 그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집회에 가야겠다.’ 하고 마음먹었습니다.

집회 날짜가 다가오자 뜻밖에도 영덕에 계시던 어머니가 여섯 살 난 남동생과 함께 대구로 오셨습니다. 불교 신자이신 어머니는 박태선 장로님 집회에서 병이 낫는다는 소문을 들으시고 소아마비인 남동생을 집회에 데려가기 위해 대구까지 오신 것이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첫날 어머니는 남동생과 함께 집회에 먼저 참석하시고 저는 학교를 마친 후 집회장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부흥강사의 집회장에 자주 다녔지만 이러한 대 인파는 난생 처음 봐
수많은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를 때는 마치 바다에 큰 물결이 일렁이듯
성신의 향기와 죄타는 냄새를 맡으며 직접 은혜를 체험한 것이 놀랍고 신기해

어두운 저녁에 멀리 보이는 집회장에는 전깃불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고 우렁찬 찬송 소리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에 마음이 이끌린 저는 한시라도 빨리 집회에 참석하고 싶어서 울퉁불퉁한 방천길을 달려가는데, 어디선가 과일 향기처럼 달콤하면서도 아주 향긋한 냄새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천막을 쳐 놓은 집회장에 들어서니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 유명한 부흥강사의 집회에 자주 다녔지만 그렇게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인 것은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단상에 계신 분이 박태선 장로님이라고 하는데, 멀리서 보기에도 광채가 나는 듯 백옥같이 환하게 빛나는 얼굴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 속에 앉아서 한참 찬송을 부를 때 갑자기 무엇이 타는 것 같은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서 이런 누린내가 나지?’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그 냄새가 사라지면서 이번에는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맡아졌습니다. 그 향기는 조금 전 집회장에 올 때 맡았던 바로 그 냄새였습니다. 유과 냄새처럼 달콤하면서도 백합화 향기같이 아주 향기로운 그 냄새는 숨을 들이마시며 맡으려고 하면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예배에 열중하고 있으면 어느새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집회 중에 박 장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집회에는 은혜가 내려서 향기로운 ‘성신의 향기’를 맡기도 하고, 자신의 죄가 탈 때 ‘죄 타는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이 냄새를 맡은 사람들은 손을 드세요.” 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아! 내가 맡았던 것이 성신의 향기와 죄 타는 냄새였구나!’ 하면서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장로교회에 다녔지만 그런 은혜에 대해서 처음 들었던 저는 직접 은혜를 체험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왜 그렇게 기쁘고 즐거운지 표현할 길이 없었고 저는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면 곧장 집회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안수를 해주시는데
와이셔츠가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비오듯 흘리시며
새벽에 시작해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해

일주일 동안 집회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회장에서 철야를 하며 기도하고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를 때는 마치 큰 바다에 물결이 일렁이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집회장에서 철야하며 울퉁불퉁한 맨땅 위에 앉아 있어도 불편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으며, 함께 찬송을 부르고 은혜 체험담을 듣는 시간이 참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목사들이 단상에 나와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믿노라 하면서도 성신을 받지 못했으나 박 장로님 집회에서 비로소 성신을 받았다고 하는 목사도 있었습니다.

새벽 집회 때는 박 장로님께서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안수를 해 주셨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안수하시느라 온몸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시며 와이셔츠가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안수는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되었고, 엄마 등에 업혀 있는 어린 아기까지도 빼 놓지 않으시고 전부 안수해 주셨습니다. 저는 ‘탁!’ 하고 안수를 받는 순간 온몸이 너무도 시원하고 훌훌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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