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로 구제단에서 이슬같은 은혜를 체험하다

전삼록 권사(2) / 덕소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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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시간에 박 장로님께서 은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며 무릎을 쳤습니다. 모조리 태우는 것 같은 뜨거운 느낌은 불성신을 받은 것이며, 제가 맡았던 좋은 향기와 지독한 냄새가 바로 하늘의 향기와 죄가 타는 냄새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회에 오기 전에 여러 사람들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았다며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던 것이 떠오르면서,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받은 자밖에는 알 길이 없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였습니다.

입에 박하 사탕을 문 것처럼 시원하고 달콤한 물이 계속 넘어오며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 구름 위를 걷는 것 같고 기쁨이 샘솟아
`세상을 다 가진다 한들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예배를 마치고 휴식 시간이 되었을 때 저는 잠깐 집에 다녀오기 위해 집회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남산에서 내려와 전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기까지, 꽃향기 같은 향취가 끊임없이 진동하였습니다. 입 안에 박하 사탕을 문 것처럼 시원하고 달콤한 물이 계속해서 넘어오며, 온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서 마치 구름 위를 걸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커다란 기쁨이 샘솟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다 한들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살아갈 일이 막막하고 두려웠던 그 시절, 가슴을 짓누르던 근심과 걱정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한없는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그 속에서 순간순간 감사의 기도를 드려도 늘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설교하실 때마다 구원을 얻으려면 죄를 짓지 않아야 하며, 이미 지은 죄는 은혜를 받아 씻어야 한다는 것을 무척 강조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은혜를 받아 구원 얻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나면서, 저는 이토록 귀한 은혜를 주시는 분을 따라야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어디에 가서 이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따라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진심을 다해 간절히 기도드리면서 열흘간의 집회 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남산 집회가 끝난 후 하나님께서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를 순회하시며 집회를 계속하셨습니다. 저는 영등포 집회, 용산 육군본부 집회, 한강 집회, 서울 운동장 집회 등 서울에서 집회가 열릴 때마다 만사를 제쳐 두고 달려갔습니다. 설교 도중에 단상을 탕탕 치시면 거기서 불덩어리가 팍팍 하고 튀어나오기도 했으며, 어느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천막 안에 하얀 눈송이가 계속해서 쏟아지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집회에 참석하면서 저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심하게 앓아 온 이질이 깨끗하게 나은 것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해마다 여름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배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으로 고생해야 했습니다. 그런 저를 몹시 안타까워하던 친정아버지가 갖은 약을 다 구해 먹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으며, 이질에 아편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아편을 먹였어도 사흘 동안 사경을 헤매었을 뿐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종신병으로 여기며 살던 중에 하나님 집회에 참석하여 완전히 낫게 되었고,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재발한 적이 없으니 이 감사함을 다 표현하지 못할 뿐입니다.

다니던 교회에 발길을 끊고 하나님 집회에 참석하자, 예전에 다녔던 그리스도의 교회 목사가 찾아와서 박태선 장로님을 따라다니지 말고 교회로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제 시할머니의 오빠 되시는 동석기 목사님이 그리스도의 교회를 한국에 처음 세운 분이었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아는 목사는 어떻게든 제가 교회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하루는 결심을 하고 단호하게 제 의사를 말했습니다. “목사님, 더 이상 수고하지 마세요. 저는 안 갑니다. 제가 예수 믿는 집으로 시집가서 지금까지 계속 교회에 다녔지만, 매일같이 찬송하고 설교를 들어도 은혜가 무엇이며 구원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에 가서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은혜를 받았는데 어떻게 딴 데를 가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지금 제 사정이 어려운데도 은혜를 받은 뒤로는 정말 기쁘고 즐겁습니다. 참된 신앙이 무엇이며 구원이 무엇인지 거기서 알았습니다. 목사님이라면 어디를 가시겠습니까?” 목사는 제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힘없이 발길을 돌리더니 그 후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1955년 12월에는 원효로 하나님 댁의 뒷마당에 ‘원효로 구제단’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게 되자, 제단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바깥에 설치해 둔 스피커로 소리를 들으면서 예배드렸습니다. 제단 옆에 있는 미나리꽝과 한강 샛강 사이의 둑에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예배드리는 모습은 참으로 진풍경이었습니다.

하루는 구제단에서 예배를 드릴 때 머리 위로 부슬부슬 이슬비가 쏟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얼른 천장을 올려다봤습니다. ‘이상하다. 꼭 비를 맞는 것 같은데……. 아니다, 제단 안에 어떻게 비가 쏟아지겠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슬이 온몸에 촉촉이 내리는 것만 같아서 혹시나 하고 옷을 만져 봤더니 전혀 젖은 데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슬과 같이 내리는 은혜임을 알게 되었으며, 예배를 드릴 때마다 종종 이슬은혜가 내리는 것을 체험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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