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들의 옷을 수선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요!”

<나의 일이 좋다> 신앙촌 세탁소 김영선 집사
발행일 발행호수 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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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촌 샘터 식당을 지나 폭포 쪽 코너를 돌면 어디선가 햇볕에 바짝 말린 깨끗한 빨래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신앙촌 세탁소에서 나는 기분 좋은 냄새다. 평일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이곳은 축복일이 되면 멀리서부터 한 아름씩 옷을 들고 오는 교인들로 더욱 바빠진다. 세탁비도 저렴하고 수선도 꼼꼼한데다가 서비스가 좋아 소중한 옷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신앙촌 세탁소 이야기를 이곳의 책임자 김영선 집사를 통해 들어본다.

신앙촌 세탁소의 김영선 집사

▷ 정확하고 꼼꼼하게 수선하려 노력

김영선 집사는 세탁 기사님이 해주시는 드라이클리닝과 다림질을 제외한 주문 접수, 수선, 고객 응대 등 세탁소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원하는 것이 제각각 다른 수선 업무는 김 집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지퍼나 단추를 달아주는 간단한 작업에서부터 바지 밑단을 줄이거나 재킷의 품을 줄이고 늘리는 작업 등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춰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수선한 옷을 고객들이 받아보시고 맘에 쏙 든다며 기뻐하실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껴요.”

또한 김 집사는 세탁소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고객에 따라 맡기는 옷의 특징이 보인다고 했다. 관장님들은 예배 때 입을 정장을 드라이클리닝 하는 경우가 많고, 젊은 입사생들은 패딩이나 캐주얼 코트, 연세드신 권사님들은 뜯어진 옷소매나 고장 난 바지 버클 수선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또 소비조합들은 신앙촌 양재 제품을 수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품을 구입하신 고객의 체형에 딱 맞게 수선해 드리는 서비스인 거죠. 그래서 저도 기쁜 마음으로 정확하고 꼼꼼하게 작업하려고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 도움이 될 수 있어 감사한 나의 일

세탁소 고객들이 말하는 김 집사의 특징은 한 번 본 고객의 이름과 맡긴 옷까지 대부분 기억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다 기억하는지 묻자 김 집사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가끔 그런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시긴 했어요. 예전에는 정말 한 번만 봐도 기억이 나곤 했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예전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결코 기억력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세탁소에서 워낙 오래 일하기도 했고, 또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저절로 생각이 나더라고요.”

우리 가족의 옷을 수선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김 집사에게 세탁소에서 근무하며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어떤 입사생이 코트에 단추를 달아달라고 가져왔더라고요. 본인이 해보다가 안돼서 가지고 왔대요. 그래서 옷을 보니까 서툰 솜씨로 단추를 엉망으로 달아 온 거예요. 그걸 보고 본인도 웃음을 터뜨리고, 저도 웃고, 주변 사람들도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요즘 세대는 예전과 달리 바느질을 잘 하는 세대가 아니잖아요. 그 입사생이 멋쩍어하며 배시시 웃는 모습이 참 귀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김 집사가 수선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수의를 만드는 일이다. 신앙촌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의 수의는 모두 김 집사가 직접 만든 것이라 했다. 알고 보니 김 집사는 처음에는 한복 기술자로 신앙촌에 입사했다고 한다.

“제가 처음 신앙촌에 들어왔을 때는 한복부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한복을 만들지는 않지만 고인에게 입혀드릴 수의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천을 직접 재단하고, 다림질과 바느질을 해서 만들어요. 제가 배운 기술이 돌아가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에요.”

▷ 오래도록 기쁘게 일하는 것이 목표

김영선 집사

이제 내년이면 세탁소에서 일한 지 20년이 된다는 김 집사.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하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이 있는지 물었다.

“세탁소에서 하는 일과 수의 만드는 기술을 후배들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손재주가 있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죠. 또 한편으로는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서 오래오래 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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