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유럽서 엔드게임 단계…우리는?
유럽은 방역 태세 완화하는 추세
우리나라도 방역 완화 가능성 시사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1월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드게임’(최종단계)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볼 만하다”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루게 소장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진정되면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춰서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중증자와 사망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가 ‘계절성 감기’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클루게 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 차례 우리를 놀라게 했으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신중론도 당부했다.
이렇듯 유럽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태세를 완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 지난 영국과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에도 백신 접종 등으로 면역이 향상됐고 중증 및 사망 피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여 방역조치를 해제했다. 스웨덴도 2월 중순부터, 핀란드는 3월 1일부터 대부분의 방역조치를 해제하며,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추이를 보이면서 방역 규제 완화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은 프랑스·독일 등은 먼저 방역패스와 3차 접종을 강화하면서 신중한 접근법을 택했다. 일본은 최근 급격히 유행이 증가하자 영업시간 제한을 다시 도입했으며, 호주도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2월 4일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언급했다. 이달 말께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방역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위중증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유행 규모가 현 의료체계의 대응 여력을 벗어나지 않도록 사적모임 인원을 6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의 매장영업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하는 현행 거리 두기 조치를 오는 20일까지 2주만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기관에 앞서 우리나라 오미크론 확진자 규모를 예측해 내놨던 미국 워싱턴대학의 코로나19 연구기관이 올 4월에는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전환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