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진정성

발행일 발행호수 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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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는 그 참가 규모나 행사의 기일로 보아 대의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키고 직접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대단했다. 촛불의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야말로 촛불이 켜져야할 곳에 촛불이 켜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제 촛불의 진정성은 의심을 받게 되었다.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경비병의 총질에 사살된 사건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통령이 북한과의 모든 교류의 중단을 선언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그 당장에 촛불은 수만개 수십만개가 켜져서 국민의 분노를 표출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일로 단 한개의 촛불도 켜지지 않았다.

독도에 대한 일본 영유권 주장으로 미래 지향의 양국관계를 희망하던 한국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되었다. 당연히 영토를 침탈당한 국민으로서 수백만의 촛불을 켜고 항의해야 옳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도 촛불은 켜지지 않았다. 국민이 피살되고 우리 영토를 남의 나라가 자기 땅이라고 하는데도 끈질기게 ‘쇠고기 재협상’만을 부르짖는 촛불들을 켜들고 ‘갈매기’ 태풍 속에서도 시위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 그 촛불은 진정성이 없는 촛불이라고 하는데 아무 이의가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그 촛불의 정체는 기성체제에 대한 불만이나 보수정권에 대한 진보세력의 저항, 또는 우파에게 정권을 빼앗긴 좌파의 반격 등일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명심할 것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지금의 정권을 출범시킨 것은 바로 국민이라는 점이다.

헌법 제1조를 들먹이며 자기들만이 이 나라의 주인인양 행세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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