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세계의 식량창고인 미국의 사정이 심상치가 않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1936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어 곡창 지대가 타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36년의 대가뭄이 있었고 1988년에도 기록적인 가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급기야 미 농무부는 29개주를 재해구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전세계 옥수수와 콩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업국이다. 미국의 가뭄으로 옥수수와 콩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다른 농산물 가격도 잇따라 뜀박질할 기세다. 이렇게 되자 벌써부터 국제사회에서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위기가 지구촌에 총성없는 ‘식량 전쟁’을 초래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와 남미의 곡창지대에도 가뭄이 극심하다. 2007~2008년의 흉작으로 30여 개국의 식량폭동을 촉발시킨 바 있는데 올해 미국의 흉작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미국 중서부의 콘-벨트에 몰아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옥수수값은 두달 만에 벌써 30% 넘게 올랐다. 미국뿐만 아니라 최대 밀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주요 콩 생산지인 브라질 등에서도 가뭄이 계속되어 밀과 콩 가격이 각각 32%, 22% 씩 크게 올랐다. 이러한 곡물 가격 인상은 시차를 두고 지구촌의 식탁을 압박할 것이다.
지구촌의 곡창이 메말라 가면 그야말로 식량 위기가 점차 현실화하게 된다. 성경에도 “한 데나리온에 밀 한되요, 한 데나리온에 보리 석되로다”라고 하여 돈을 주고도 식량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때 수많은 악조건의 하나로 흉년을 말씀하시고 그로 인한 참극을 직접 말씀하신 바 있다. “쌀 한말에 백만원, 천만원씩 한다면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라고 하신 것이다. 인간은 밥을 굶으면 짐승으로 화하게 된다. 세계의 곡창이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 불길한 현상이 우리 옆으로 훨씬 가까이 닥쳐온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