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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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지난 11월 중순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이 병 치료를 위해 마닐라 국제공항을 떠나려 했으나, 당국에 의해 저지당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얼굴 보호대까지 착용하고 휠체어에 탄 채 앰블런스를 타고 공항에 나타난 그녀는 사진 기자들까지 대동하여 필리핀 정부가 자신을 박해한다고 주장하여 빈축을 산 끝에 끝내 출국이 막히자 “비열하고 잔인한 조치”라고 정부를 비난한 뒤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정부가 아로요와 그의 남편, 아로요 집권 시절(2001~2010년) 고위 관리 30여 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시작됐다.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아로요 전 정권의 부정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조여 오자 아로요 전 대통령은 질병치료를 위해서라며 출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아키노 정부는 아로요가 부패 혐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을 수 있다며 거절했다. 위헌판결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당국은 출국 불허방침을 재확인, 공항에서 아로요의 출국을 제지했던 것이다. 필리핀 법무장관은 “아로요의 출국을 허용하면 필리핀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필리핀의사협회도 “아로요 전 대통령을 치료할 의사는 국내에도 많다”며 아키노 정부를 거들었다. 아키노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국비로 해외 의료진을 데려오겠다”며 아로요를 비꼬았다.

미국에서 유학한 경제전문가로서 2001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2004년 재선에 성공했던 아로요가 어떻게 하다가 이런 굴욕을 당하게 된 것일까? 아로요의 주요 죄목은 2004년 대선에서 개표 부정을 저지르고, 선거에서 가톨릭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복권기금을 유용한 자금을 교회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가톨릭과의 검은 돈 유착이 퇴임 후 법정에 서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될 불명예를 아로요에게 안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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