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발행일 발행호수 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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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의 마지막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노사 교섭이 결렬되고 쌍용차는 전쟁터를 방불하게 됐다. 상당수를 해고하겠다는 사측과 단 한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노조가 접점을 찾지 못함으로써 빈사 상태에 빠진 쌍용차는 이제 실낱같은 회생의 희망 마저 끊기게 되었다. 쌍용차 임직원과 250개 협력업체 임직원, 여기에 2, 3차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까지 더하면 직ㆍ간접 피해자는 1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국가 사회적으로도 보통 일이 아니다.

회사가 망하고 한순간에 거리에 나앉게 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얼마나 기가 막힐 것인가? 정리해고를 하지 않으면 살 길이 없다는 회사측 입장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쌍용차 노사 양측 모두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

문제는 쌍용차 노사 모두 이미 때늦은 싸움에 몰두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이익이 몇십조원씩 날 때도 “미래 환경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측의 주장에 노측도 동의하고 앞날을 위해 묵묵히 협조했다. 이에 비해 이미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쌍용차를 가운데 놓고 서로 살겠다고 극한 투쟁을 벌이는 노사 양측 모두 좀 더 일찍 회사의 장래를 걱정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노사가 합의한다 해도 냉정한 시장경쟁에서 회사가 회생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번 대치로 쌍용차는 수천억 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하니 차라리 그 돈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퇴직금이나 마련해 주었더라면 유종의 미라도 거둬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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