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입

발행일 발행호수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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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 모험가이자 비행사인 하워드 휴즈는 결벽증에 가까운 청결주의자로 유명하였다. 그는 세균이 옮을까봐 다른 사람과 악수도 하지 않았으며 음식물이 오염되었을까봐 요리도 자신이 직접 해먹었다고 한다. 그의 일상이 이렇게 까다로웠으니 그의 입맛 또한 얼마나 까다로웠을 것인지는 짐작할 만 하다.
 
한국의 하워드 휴즈라고 할 만한 인사 중에 전 법무장관 C씨가 있다. 그는 매사에 빈틈없는 일처리와 수준 높은 안목을 자랑하기로 유명하였다. 그는 배우자를 선택하는데도 예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검찰 고위직과 법무장관을 거치면서도 50대에 이르기까지 배우자를 찾지 못하고 독신으로 지낼 정도였다. 그의 생활이 이러하다 보니 그의 입맛 또한 얼마나 까다로울 것인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그가 어느 호텔에서 서울대 교수의 건강특강을 듣고 거기서 맛본 한 요구르트의 맛에 심취해버렸다. 어디서 이와 같은 환상적인 맛이 태어난 것일까 감탄한 C장관은 부랴부랴 요구르트 병에 인쇄돼 있는 전화번호를 찾아 요구르트 제조회사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30여 분간에 걸쳐 요구르트에 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그 맛을 칭찬하였다. ‘런’의 맛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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