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캐롤

발행일 발행호수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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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함박눈을 기대하며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들 머리 위로 뿌연 황사가 내렸다. 겨울철에 보기 드문 황사였다고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황사 크리스마스가 된 셈이다. 그런가하면 바티칸시티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베네딕토 16세가 성탄절 자정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등장하던 중, 20대 여성 한 명이 차단물을 넘어 뛰어들며 교황을 붙잡아 바닥에 넘어뜨리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거리에는 종래의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을 수가 없었다. 언론에서는 특히 크리스마스 캐롤이 실종된 것에 주목하고 그 원인으로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크리스마스를 느낄 심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세기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교회에서 밤을 새고 새벽에는 새벽송을 돌며 찬송을 부르고 복을 빌어주었고,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벽송이 사라진 지는 오래 되었고 요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사람도 거의 없어졌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이처럼 싸늘하게 식어진 것과 때를 같이하여 예수를 비하하고 그의 신성을 부인하는 지성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런 현상들은 출판물과 영화로 공공연히 세상에 회자되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하나님께서는 1980년대부터 예수의 정체를 밝히시는 설교를 하셨다. 새벽송이 사라지고 캐롤이 사라지고 예수의 적나라한 모습이 파헤쳐진 것은 모두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이다. 앞으로는 크리스마스가 오로지 선남선녀들의 밀회의 날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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