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아내

발행일 발행호수 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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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쯤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고 기록된 고대 파피루스 문서를 공개하여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는 기독교의 거센 반발을 샀었다. 그런데 기독교계가 가짜라고 주장했던 그 문서가 최근 하버드대와 MIT 교수 등이 과학적 분석 작업을 한 결과 진짜라고 판명이 되어 논란을 재점화 시켰다.

사실 이집트 등지에서 발견된 ‘도마복음’, ‘빌립복음’, ‘진리의 복음’, ‘유다복음’같은 외경(外經)의 기록들에는 예수를 구세주라고 기록한 성경의 내용과는 딴판인 예수가 그려져 있다. 또 그런 문서에는 기독교의 교리에서 주장하는 말세론이나 천당, 지옥의 이야기가 없고 부활이나 최후의 심판 같은 내용도 없으며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기록도 물론 없다. 그런 문서들에는 인간 예수의 모습이 기록돼 있고 예수에게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러한 사정은 신약 성경이 편찬된 경위를 보면 더욱 명백해 진다. 4세기 초까지만 해도 기독교 분파들 사이에서는 예수의 정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서로 상반된 주장들이 많았다. 그런 중에 로마제국을 통일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이런 교리의 분열이 제국을 통일하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맞지 않다고 보고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기독교를 하나의 성경으로 통일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서기 325년에 약 300여 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니케아 공의회’라는 것을 열고 토론을 했다.

그때 예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크게 두 파로 나누어서 대결을 벌였는데, 예수가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파가 예수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반대파를 눌렀다. 그리하여 그들은 반대파를 이단이라고 정죄한 후 여러 부류로 떠돌아다니던 기독교의 경전들 가운데 27권을 선별해 이것을 기독교의 경전으로 확정지어 신약성경을 만들고 반대파의 책들은 모두 불태워버리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신심이 다른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문서들이 파기될 처지에 놓이자 이런 문헌들을 빼내 항아리에 넣어 땅속에 묻었다. 항아리에는 수십 종의 문서가 들어 있었는데 이렇게 숨겨진 문서들이 1600여 년이 지난 1945년에 이집트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발견된 문서들은 온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혁명적으로 바꾸기에 충분하였다. 어떤 신학자는 이 외경들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가진 문헌이라고 했다.

총각이냐 유부남이냐 하는 것은 ‘예수의 겉모습’에 불과하기 때문에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고 해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예수의 아내’가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총각이냐 유부남이냐를 떠나 온 세상이 무오(無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성경이 사실은 거짓말투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기 때문에 기독교 자체의 정체성에도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다. ‘니케아 공의회’에서 반대파를 누르고 하나님의 아들로 둔갑하여 2천년 동안 구세주 행세를 해 왔던 예수의 진면목이 이제야 과학적으로 밝혀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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