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전의 고갈
보도에 의하면 세계 제1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한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약 700만 배럴로 여전히 세계 1위이지만 생산량은 작년 봄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새 유전을 찾기 위한 굴착·시추 사업을 3년 새 3배나 늘렸다. 이 때문에 기존 유전들이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값싸고 풍부한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역사상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계속해왔다. 우리나라도 총 에너지의 약 6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석유가 마구잡이 채굴로 그 매장량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도 전에 석유가 고갈되어 버리면 사람들은 다시 마차를 타는 생활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이룩된 20세기 인류 문명은 하루아침에 암흑시대로 되돌아 가게 된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석유가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보조재(保助材)라는,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 때문이다. 땅속의 마그마는 석유를 매체로 하여 지상까지 온도가 전달된다. 이러한 석유를 인간이 몽땅 채굴해 써 버리면 지구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지구촌은 온난화와 같은 이상 기후문제로 인류의 미래를 두고 열병을 앓고 있는 중이다.
석유자원 고갈의 문제는 그것이 단순한 화석에너지 문명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에 그치지 않고 지구의 온난화나 동토화(凍土化)와 같은 인류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