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광우병은 1992년 3만7316건이 발생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발생이 줄어들고 있다. 3년 뒤인 1995년에는 1만4754건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데 이어 1998년 3487건, 지난해 141건, 올 4월 현재까지 20건으로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데이터를 눈으로만 보더라도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며 “1996년 동물성 사료금지조치가 광우병 발생을 억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도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인간광우병(vCJD) 환자 또한 1999년 29명이 발생하면서 정점에 달한 뒤 꾸준히 줄면서 2006년 3명, 지난해에는 한 명의 환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고 촛불집회가 매일 열리고 정치권에서는 소고기 협상을 다시 하라고 난리이다. 그렇다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일본 지속가능경제연구소의 아리지 마사히코(有路昌彦) 박사는 2006년 발표한 ‘식품의 위해성에 대한 경제학’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일본에서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48억8400만분의 1이라고 했다. 사람이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은 50만분의 1,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은 3만분의 1,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은 300만분의 1, 살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 3분의 1, 여자 5분의 1이다. 그렇다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죽을까 염려하기 전에 벼락에 맞아 죽을까봐, 비행기가 떨어져 죽을까봐, 출근길에 자동차 사고로 죽을까봐 더욱 염려해야 되지 않겠는가?
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광우병 우려는 온데 간데 없고 인터넷 괴담이 전염병같이 퍼져서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는 나라. ‘인터넷 강국’ 한국의 씁쓸한 자화상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