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가톨릭 사제 자녀들, 교회에 존재 인정 촉구
현직 사제의 아들 “교회는 더 이상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하지 말라”

우간다의 가톨릭 신부들에게서 태어난 숨겨진 자녀들이 인정을 요구, 자신들의 부모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우간다 레드페퍼)
우간다 가톨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한 젊은 남성이 자신이 현직 가톨릭 신부의 친아들이라고 고백하며,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모든 신부의 자녀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코핑 인터내셔널(Coping International)’ 회원인 오부루 브라이트는 전 세계 가톨릭 사제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함께하는 온라인 국제 운동 조직에 참여하고 있다.
오부루는 인터뷰에서 “나는 서품을 받은 가톨릭 신부의 친아들이다. 우리는 우간다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천 명이 있다. 우리 모두가 우간다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다른 남성의 아들로 알고 자랐지만, 20세가 되었을 때 가족의 비밀이 폭로되며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다른 남성과 결혼하셨고, 나는 그분이 제 친아버지인 줄 알고 자랐다. 그런데 20살 때, 제 친아버지가 당시 케냐에서 사역 중이던 서품 받은 가톨릭 신부라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그 말을 듣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고, 친아버지의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곳에서 나를 본 할머니들은 내가 마치 그 신부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우리는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현재 오부루는 서부 우간다 호이마 교구의 ‘예수의 사도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신부의 고향집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 이름은 오부루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제 아버지를 드러낼 수 없다. 지금도 아버지와 거의 대화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내 출생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특히 누군가가 ‘부모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물을 때마다 늘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오부루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1만 명이 넘는 신부의 자녀들이다. 난는 우간다 출신 중 유일한 회원이지만, 여전히 숨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Coping International은 신부의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권리, 정신적 지원,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알고 또 알려질 권리를 위해 싸우는 단체다. 이 단체는 아일랜드인 빈센트 도일이 설립했으며, 그 역시 가톨릭 신부의 아들이다.
오부루는 “우리는 더 이상 유령처럼 살고 싶지 않다”며, “우간다의 언론과 정부, 그리고 가톨릭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부의 자녀들은 수치심과 비밀, 그리고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교회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척을 그만해야 한다.”
Coping International은 이미 유럽에서 사제 자녀들의 존재를 바티칸이 조용히 인정하도록 압박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이 주제가 금기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