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종교 탐구 <32> 신의 존재를 주장하기 위하여

세계 종교 탐구 <32>
발행일 발행호수 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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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라 정의된다.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신적 존재가 없다면 종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각 종교들은 자신들이 믿는 신의 존재와 그 신의 영험한 능력을 광고하며 이를 믿게 하도록 다양한 수단들을 고안해냈다. 이번『세계 종교 탐구』에서는 신의 존재를 주장하기 위해 인류가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 신을 만나 계시를 들었다

종교는 소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초기의 인류에게 자연은 모든 것을 주는 동시에 모든 것을 파괴시키기도 하는 위대하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다. 이는 초기 종교가 출현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사람들은 자연을 움직이는 어떤 초자연적이며 절대적인 힘, 현대의 개념으로는 신적 존재가 있다고 짐작했고, 그 힘을 빌려 행복과 무사함, 평화를 기원하며 그 힘을 숭배했다. 그러던 중 자신이 신적 존재와 소통할 수 있다며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생겨난다. ‘샤먼’이었다. 이들은 신의 계시를 받았다 주장하며 예언, 치병, 제사 등의 행위를 했다. 질병이나 천재지변을 막고 신의 은총을 받기 위해 제물을 바치기도 했는데, 이러한 행위들은 샤먼이 신과 소통하는 존재라 여기게 했고, 샤먼들은 사회에서 종교 지도자이자 부족과 도시의 지배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신을 만나고 계시를 들었다는 주장은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가장 초기의 형태로 여겨진다. 샤먼들은 어떻게 신을 만난 것일까? 종교사학자 엘리아데는 샤머니즘에 대한 특성을 한마디로 “엑스터시의 기술”이라 표현했다. 엑스터시란 일반적으로 종교적 신비체험의 최고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일상적인 의식 수준이 저하되면서 빠져드는 망아 상태 또는 황홀 상태를 말한다. 샤먼들은 인간세계에서 정신세계로 가기 위해 망아 상태가 되어야 했고, 엑스터시 상태에 이르기 위한 핵심적 수단은 환각 버섯 또는 환각성 식물이었다. 샤먼은 약초에 대해 능통하고 마약 식물에 대한 독점적 지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로, 그 지식을 질병 치료나 환각 상태에 이르는 데 적절히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샤먼들은 그러한 능력이나 신통력을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부여받았음을 강조했고, 덕분에 사회의 지배계급으로서의 지속적인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자료1>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자라투스트라)
(출처: 위키피디아)

신을 만나 계시를 받았다는 주장은 종교의 창시자나 지도자들에게서 주로 관찰된다. 조로아스터교의 조로아스터,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 성경 속 다수의 인물들은 신을 만나 계시를 들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조로아스터는 지식을 찾아 집을 떠나 삶의 의미를 물으며 세상을 떠돌았고, 10년 뒤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를 만나는 놀라운 계시 체험을 했다고 한다.<자료1> 신은 조로아스터에게 자신을 위해 사역하라고 명했고, 조로아스터는 이를 받아들이고 고향으로 돌아와 신의 가르침을 설파했다고 한다.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도 메카 근처에 있는 히라 동굴에서 명상에 정진한 지 15년째 되던 610년 어느 날 밤, 홀연히 하늘가에 환영이 나타나더니 그에게 계시를 내렸다고 한다.<자료2> 그 환영은 천사 가브리엘이었고, 어느 날 다시 나타난 가브리엘의 두 번째 계시를 통해 본인이 이슬람의 신 알라의 사도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자신들의 종교에 신이 존재하며, 자신들은 그 신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료2> 동굴에서 천사에게 계시를 받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
(출처: 위키미디어)

▣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하다

거대하고 웅장한 신전과 곳곳에 놓여져 있는 화려한 신상과 벽화들은 대표적으로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요소가 잘 갖추어진 신전에 들어가면, 들어서는 순간 종교적인 분위기에 압도되며 세속과 구분되는 다른 공간에 들어온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종교 의식 중에 향을 사용하는 것도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하나의 방법이다.<자료3>

<자료3> 종교 의식에 향을 사용하는 모습
향은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출처: 워싱턴타임즈)

향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많은 종교에서 사용된다. 향의 사용은 인류가 불을 사용할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신비로운 형태로 하늘로 올라가며 사라지는 연기, 나무나 풀들이 타오를 때 풍기는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향기는 신적인 감각을 불러일으켰고, 향은 신과 인간과의 교감을 위한 종교적 매개체가 되었다. 제물을 신에게 바치고 기도할 때 향을 피우는 훈증은 향이 종교적 의식으로 사용된 초기의 사례이다.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인도 사람들은 그들의 신에게 향을 공양했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담배를 피우며 정령과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 날 새하얀 옷을 걸치고 구름 속에서 나타난 긴 머리의 아름다운 여성이 담배를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예루살렘의 유대교 사원에서 향불은 지성소 바깥에서 밤낮 피어오르며, 로마 가톨릭교회는 장엄 미사 때마다 향을 피웠고, 웅장한 중세 성당들은 향 연기가 가득했다. 고대 그리스의 무녀는 환각 작용을 하는 연기를 들이마신 후 신탁을 전했고, 스키타이인들은 대마씨 증기를 마셔 도취 상태가 되는 것을 신과 교류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현재까지도 종교들은 여전히 향을 사용한다. 중국이나 우리나라 등에선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우는데, 향이 부정을 쫓고 정신을 맑게 해 천지신명과 통한다는 의미, 향의 연기를 통해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가 합쳐져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자료4> 가정에서 수행하는 힌두교 예배 푸자 (출처: 인도 Gaurav 박사 트위터) <자료5> 불단(佛壇) 앞 중앙에 향로가 있다.(출처: 크라우드픽) <자료6> 향 연기가 가득한 프랑스 베드로 성당 입구 (출처: patheos.com/)

힌두교에서도 예배를 보거나 기도할 때 향을 사용한다. 인도에서는 가정이나 만디르(힌두교 사원)에서 푸자(예배)가 일상적으로 행해지는데, 이때 힌두교 신자들은 신상이나 성화를 모셔놓고 향을 피우고 공물을 바치면서 진언이나 기도와 같은 간단한 의식을 행한다.<자료4>

불교의 사찰에 가면 향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절향, 불교향이라는 단어가 쓰일 정도로 대부분의 불교 의례에서는 향을 피운다. 부처를 모시는 불단(佛壇)의 가장 가운데에 향을 피우는 향로를 두는 것도 향이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자료5> 향은 부처에게 바치는 대표적인 6가지 공양물 중 하나로, 향을 피우면 향기가 백천 만억 떨어져 있는 부처의 세계까지 널리 퍼진다고 한다. 그로 인해 부처들이 향기를 맡고 사바세계(우리가 살고 있는 고통의 세계)의 법문을 듣거나 공양하는 이들을 실제로 보고 알게 되는 공덕이 있다고 한다. 즉, 향은 사바세계와 부처의 세계를 연결하는 수단이며, 간절한 마음으로 한줄기의 향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곧 부처와의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가톨릭도 향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종교다. 가톨릭에는 전례적인 장엄함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향이라고 한다.<자료6> 향로에 숯을 넣고 그 위에 향을 얹어서 연기와 향이 하늘을 향해 오르도록 분향하는 것은 신에게 올리는 찬양과 기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 스콧 한은 처음 체험한 분향의 매력에 이끌렸다고 고백하는 개종자는 본인만이 아니라면서, 그것은 기분 좋고 아름다운 체험이었다며, 가톨릭이 종소리와 향의 종교라 불리는 이유가 종소리와 향의 강한 인상 때문이라고 했다. 가톨릭에선 주님의 현현을 알리기 위해 종을 치고, 그의 제단 앞에 향을 피운다고 한다.

가톨릭 전례 사전에 의하면, “향은 경배 분위기를 창출할 뿐 아니라 행렬이나 유사한 예식에 축제적 분위기를 제공하며, 위로 올라가는 연기는 하느님의 권좌로 올라가는 회중의 기도를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이 향이 신과의 소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경배 분위기를 창출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향을 사용하는 종교들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 기적으로 비범함을 광고하다

<자료7> 하누카 때 쓰이는 9갈래의 촛대
유대교에는 ‘하누카’라는 축제가 있다. 하누카에는 하룻밤 분량의 기름으로 8일 동안 예루살렘 성전의 등불을 밝혔다는 성경 속 기적을 기념하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8일간 매일 밤 하나씩 8개의 초를 켜는 관례가 있다. 가운데의 초를 사용해 양옆 8개의 초를 매일 밤 하나씩 켜기 때문에 하누카 때는 9갈래의 촛대를 사용한다. (출처: parade.com/living/when-is-hanukkah)

각 종교에는 저마다 주장하는 기적적인 사건이나 능력이 있다. 신의 계시, 부활과 승천을 비롯하여 문맹이 글을 쓴다든지, 하루치 분량의 기름으로 8일간 불을 밝힌다든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배불리 먹였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주장은 자신들이 믿는 신의 존재와 영험한 능력을 광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행하고, 신의 능력이 있어 기이한 일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교는 그들의 경전 꾸란을 온전한 신의 계시라 믿고 있는데, 그 증거로 운운되는 것은 무함마드가 문맹이라는 것이다. 꾸란은 무함마드가 자신이 받은 계시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문맹이 글을 썼기 때문에 기적이며, 꾸란은 인간의 글이 아니라 신의 글이 맞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이 기적은 종교에서 신의 증거나 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요소로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디오니소스처럼 물을 포도주로 바꾼다든지, 오시리스처럼 부활한다든지 무함마드처럼 승천한다는 능력들이다. 이러한 기적들의 예시를 몇 가지 더 살펴본다.

유대교에는 ‘하누카’라는 축제가 있다. 유대 민족의 마카베오 가문이 그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았을 때 성전의 등을 밝힐 기름이 하룻밤 분량 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새 기름을 찾는 등불이 8일 동안 꺼지지 않았다는 기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누카 축제는 8일간 열리며, 매일 밤 하나씩 8개의 초를 켜는 관례가 있다.<자료7> 유대교 랍비 스클루트는 “하누키야(하누카 때 쓰이는 9갈래의 촛대)에 불을 붙인 후 집 창문에 올려놓는 관행은 이 특별한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함입니다.”라고 설명하며 하누카 축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하누카의 기적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자료8> 물 위를 걸었다는 예수 (출처: Paintingmania.com) <자료9>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배불리 먹였다는 예수 (출처: 위키미디어) <자료10>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교황 프란치스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예수를 낳았다고 한다. (출처: https://grandinmedia.ca/)

그리스도교의 성경에는 예수가 행한 갖가지 기적들이 넘쳐난다. 예수가 인간인 동시에 신이라는 그리스도교의 교리는 이슬람 등 타 종교의 맹렬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의 경전에는 예수의 신성을 증명할만한 기적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당대 유행하던 부활과 승천의 기적은 물론, 폭풍우와 바다를 고요히 잠재우고, 물 위를 걷고,<자료8> 죽은 이를 살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가득 차는 기적을 행했다고 한다.<자료9> 심지어 그의 어머니까지도 처녀의 몸으로 그를 출산하는 기적을 보인다.<자료10> 이 기적의 주인공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투표를 통해 마침내 신으로 결정되었다.

21세기에도 종교인들은 기적을 믿는다. 이란의 조로아스터교 성지에는 1500년 이상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고 한다.
<자료11> 가톨릭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를 믿으며 성지순례를 하고,<자료12> 지난 3월 스페인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자 교회를 찾아가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자료13> 기적이란 일반적으로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로 정의되며 종교적으로는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라 정의된다. 종교들은 이러한 기적과 신의 능력들이 실재한다고 온전히 믿는 것일까?

▣ 기적은 믿음으로 존재하는가

불교의 한 종교신문에서 종교적 믿음에 대한 칼럼이 실렸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종교적 믿음은 불완전한 믿음이다. 왜냐하면 그 믿음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종교적 믿음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종교는 믿음의 대상이지 결코 검증의 대상이 아니다. (…) 종교는 이성과 경험을 통해 어떤 객관적 사실을 밝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불교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전생의 존재 여부를 지구 밖에 금성이 있음을 밝히는 것과 같이 확인할 수는 없다. (…) 결론적으로 종교는 믿는 것이지 아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 믿음을 과학이나 이성을 통해 검증하려는 태도는 난센스(nonsense)라 할 것이다.”

가톨릭 용어사전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신의 존재는 논리적으로 그 증명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신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노력이나 연구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신의 계시(啓示)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계, 개인이나 인간 상호 관계를 통한 체험, 혹은 역사를 통하여 다소 알 뿐이다.”

종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신의 존재와 능력을 주장해 왔으면서도 증명은 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기적은 본래 증명할 수 없다는 태도는 증명의 시도를 불필요하게 만들며, 믿음의 중요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자료11> 조로아스터교 사원의 꺼지지 않는다는 불 이란 야즈드 시의 조로아스터교 사원에는 470년부터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고 한다. 야즈드 시는 불의 유지를 돕기 위해 가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불이 꺼지기 때문에 사원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출처: https://irantripedia.com/place/yazd-fire-temple/) <자료12> 피눈물 흘린다는 성모상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으로 많은 순례객을 끌어모은 소유주는, ‘성모상의 피눈 물은 돼지피’라는 고발로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잠적해버렸다. (출처:https:// www.ilmessaggero.it/, https://etrurianews.it/) <자료13> 기우제를 지내는 스페인 가톨릭 주교와 신자들 지난 3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에서는 가톨릭 주교를 앞세워 기우 제를 지냈다. 기우제를 이끈 코네사 주교는 기우제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았고, 그의 우려대로 2 주 이상 가뭄은 지속되었다. (출처: 엘 파이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굳게 믿는다고 기적이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 이란의 야즈드 시 정부는 조로아스터교 성지의 꺼지지 않는다는 불의 유지를 돕기 위해 가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불이 꺼지기 때문에 사원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으로 순례자를 끌어모으던 성자(the Saint) 스카풀라라는 여성은 지난달 5일, ‘성모상의 피눈물은 돼지피’라는 고발로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잠적했다. 기우제를 이끈 코네사 주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우제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믿음으로 구했으니 주님께서 우리에게 적합한 것을 주실 것’이라는 말만 전했다. 그리고 그의 우려대로 2주 이상 가뭄은 지속되었다.

위 사례들처럼 검증하려는 의도 없이도 진위가 드러났듯이, 기만에는 한계가 있고 진실은 자연히 드러나게 되어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초자연적 절대자의 존재를 느껴왔고, 미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 ‘특정 종교에 한정된 신’이 아니라 ‘보다 더 높은 힘의 신’이 있다고 믿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들이 증명하지 못한 것은 본인들이 주장하는 ‘특정 종교에 한정된 신’의 존재와 능력일 것이다.

종교들은 여전히 기적을 가르치고, 부활절을 기념하고, 8개의 촛불을 밝히고, 신에게 올리는 향을 피우며 신의 존재를 주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증명되지 않는 신을 신도들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행위들은 노력인가, 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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