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마실래!” 신도들 줄 섰던 물… 알고 보니 ‘에어컨 응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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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힌두교 사원에서 신도들이 에어컨 응축수를 성수로 믿고 받아 마시는 모습 (사진=MS news)

힌두교 성수(聖水)로 알려져 수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 마셨던 물이, 사실은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이었다는 황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4일(현지시각) 인도 더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브린다반 지역 ‘반케 비파리 만디르’ 사원의 코끼리 조각상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에어컨 응축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물은 벽에 붙어있는 코끼리 장식의 입 부분에서 흘러나오는데, 신도들 사이에서는 힌두교의 신 크리슈나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로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서 이 물을 컵에 받아 마시거나, 자신의 몸에 문질러 왔다.

이 사실을 확인한 사원 측은 해명문을 발표하고 신도들에게 “이 액체를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원 세바크(사제)인 디네쉬 고스와미는 “우리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존중하지만, 그들에게 반드시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라며 “그들이 ‘차란 암리트’(신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라고 믿는 건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신도들이 계속 이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전문가를 인용해 “에어컨 응축수에는 여러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번식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예수의 발에서 흘러내린 하수와 이를 성수로 믿고 물병에 담는 신도들의 모습 (사진=infobae)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물을 받아 마시는 신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정말로 교육이 필요하다” “실제로 보면 속기 쉬운가?” “미신을 믿기보다는 과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인도에서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해프닝이 있었다. 2012년 뭄바이에 있는 한 십자가상의 발 부분에서 정체불명의 물이 흘러내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신비로운 기적이라고 믿었다. 당시 수천 명의 신자들은 이 물이 모든 병을 낫게 해준다고 믿으며 십자가로 몰려가 발에서 흘러내린 “거룩한 물”을 모아 마셨다. 조사 결과 그 물은 하늘에서 보내진 것이 아니라 하수관에서 누수된 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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