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같은 아담 해와 창조이야기

주옥희 / 협회편집실
발행일 발행호수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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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중 일부. 미켈란젤로가 로마의 시스티나 교회 천장에 그린 세계 최대의 벽화인 천지창조는 약 4년에 걸친 작업끝에 완성하였다.

창세기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 고전 중에서 떠오르는 책이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는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나 신라를 건국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두 고전은 역사서로 분류돼 있지만 박혁거세가 정말로 알에서 났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창세기는 이 책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인간창조 소꿉장난하듯 흙으로 뚝딱?

창세기에 의하면 하나님은 아담이라고 하는 첫 인간을 흙으로 빚어 만들었다고 한다. 이 세상에 빛을 창조할 때조차 “빛이 있으라.”하는 말 한마디로 해결하고, 태양도, 별도, 식물도, 동물도 그냥 창조했는데, 인간을 만들 때는소꿉장난하듯이 흙을 가지고 빚었을까?

그리고 흙으로 빚어 만든 아담이 영생하는 인간이라고 설정돼 있다. 흙은 썩는 물질인데, 흙을 가지고 만든 인간이 어떻게 썩지 않고 영생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뿐만이 아니다. 천국과 같은 에덴동산에도 밤이 있어서 아담이 잠을 자는 것이다. ‘창세기의 하나님’은 빛만 만들지 않고 왜 어두움과 밤을 만든 것일까?

천국에서도 밤이 있고 잠을 자야만 한다?

사람이 잠을 자는 이유는 몸이 피로해져서 잠을 유도하는 수면유도체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영생하는 인간, 그리고 잠, 이 둘은 별로 상관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담은 쿨쿨 잠을 잔다. 우리가 구원을 얻어 천국에 간다면, 그 천국에도 밤이 있을까? 그리고 피곤이 몰려와 잠을 자게 될까?

이것은 창세기의 논리적인 모순이라기보다 상식의 오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창세기 2장 21절부터 22절까지를 보면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든지라.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그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인을 만드사 』

아담이 잠을 잘 때 그의 갈빗대를 빼서 해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창세기 코미디’가 갑자기 ‘창세기 호러(horror)’로 변하는 순간이다.

살아 있는 사람, 그것도 잠들어 있는 사람의 갈빗대를 잡아 뺀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는 것이 곧 신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있는 것이다.

여기서 박혁거세 설화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혁거세의 아내는 알영(閼英)인데, 알영은 우물가에 나타난 계룡(鷄龍)의 옆구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런 식의 신화나 설화는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조상을 드높이고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 이 정도의 허구는 얼마든지 꾸미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선악과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산의 모든 실과를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세기 2:16)』

도대체 먹어서는 안 될 선악과를 에덴동산에 왜 만들었을까? 범죄를 조장한 것인가? 그러나 이 의문은 잠시 접어 두자.

지난 호에서도 말했지만, 영생한다는 존재가 흙에 뿌리를 둔 나무의 열매를 먹는다는 것은 인체의 구조를 전혀 모르는 소리다. 먹고 썩혀서 배설을 해야 하는 구조라면 100년 살기도 어려운 지금의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썩는 물질을 먹으면서 어떻게 영생하나?

그런데 그들이 나무 열매를 먹으면서도 영생할 수 있었다가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영생할 수 없는,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선악과를 먹든 먹지 않든 아담과 해와는 죽게 돼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주옥희idjuo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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