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사람이 보였다 말았다 할 정도로 은혜가 뽀얗게 내려

안진옥(2)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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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초창기 원효로 구제단 모습(아래사진)

원효로 3가에 있는 박 장로님 댁에 도착해 보니, 기도실 바깥에까지 사람들이 서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기도실에는 아무래도 앉을 자리가 없어서 저는 할머니와 같이 바깥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한참 찬송을 부르는 중에 웬일인지 등이 후끈후끈하며 뜨겁더니 가슴까지 뜨뜻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도 마치 등 뒤에 난로가 있는 것처럼 온몸이 훈훈하여 땀까지 흘렀습니다. 저는 뒤에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의 훈기로 따뜻한 줄 알았는데, 뒤를 돌아보니 사람은 없고 바람만 쌩쌩 불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해하다가 예전에 한강집회에 갔을 때 불성신에 대해 들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불성신을 받아 온몸이 후끈후끈하고 뜨겁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저는 ‘나도 불성신을 받아서 온몸이 뜨거운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원효로 3가 박 장로님 댁 기도실에서
한참 찬송을 부르는데 온몸이 훈훈
한강집회 갔을 때 들은 불성신 떠올라
‘나도 불성신 받아 뜨거운가보다’

찬송을 부르며 마음속으로 ‘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드렸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저는 이북에서 고생을 하고 이남에 내려온 후로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습니다. 인민군의 감시를 받으며 고된 노동을 할 때도, 혼자 이남에 내려와 아버지를 찾으려고 헤맬 때도 ‘이제 다시는 고향에 갈 수 없겠지.’ 하고 단념을 해서인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나 말라 있었던 눈물이 찬송을 부르며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좋은 향기가 나는지 말할 수 없이 향기로운 냄새가 온몸을 싸고돌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눈물이 솟아올라 한참을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간신히 눈물을 그치고 보니 예배가 끝나 사람들이 기도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우느라고 설교 말씀을 듣지 못해서 몹시 아쉬웠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예배시간에 “지금 이슬 같은 은혜가 보이는 사람 손들라”고 하자
많은 사람들 손을 들어, 그 말씀 듣고 내가 본 것이 이슬 같은 은혜임을 알게 돼
뽀얗게 내린 은혜가 걷힌 후 사람들 얼굴 보니 모두 환하게 피어서 배꽃 같아

그때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이왕 서울에 왔으니 얼마 동안 머물면서 박 장로님 댁 기도실에서 예배를 드리자고 하셨습니다. 뜻밖의 행운에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할머니가 곧바로 박 장로님 댁 맞은편의 집을 구하셔서 저는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매일 기도실에 다녔습니다. 날이 갈수록 기도실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박 장로님 댁 뒷마당에 예배실을 짓게 되었고 그곳을 원효로전도관이라고 했습니다.

하루는 전도관에서 예배드릴 때 웬일인지 안개처럼 뽀얀 것이 사람들 머리 위로 좍좍 쏟아졌습니다. 얼마나 많이 내리는지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아서 ‘예배실에 웬 안개가 내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박 장로님께서 “지금 이슬 같은 은혜가 뽀얗게 내리는데 보이는 사람은 손을 드세요.” 하시자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하며 손을 들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은혜가 많이 내려서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이 보였다 말았다 할 정도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제가 본 것이 안개가 아니라 이슬 같은 은혜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뽀얗게 내리던 은혜가 차차 걷힌 후 사람들을 봤더니 모두 얼굴이 환하게 피어서 하얀 배꽃 같았습니다.

찬송 부르며 속으로 감사 기도 드리자
향기로운 냄새가 온몸을 싸고 돌아
몇 년이나 말라 있던 눈물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 올라 흐느껴 울어

예배를 마친 후에는 교인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교인들은 “찬송을 부를 때 불덩어리가 가슴에 들어온 것처럼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예배 시간에 향취가 얼마나 진하게 났는지 향취 속에 빠진 것 같았어요.” 하며 저마다 은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한참 이야기를 듣는 중에 갑자기 아주 좋은 향기가 맡아졌습니다. 제가 “좋은 향기가 나요.” 했더니 다른 분들도 “그러네요, 또 향취가 나네요.”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향기가 바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는 것을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 밥을 하면서 즐겁게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단에서 맡았던 향기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밥을 하는데도 밥 냄새가 아니라 향기가 맡아지는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할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할머니도 지금 향기가 난다며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서 하루 종일 “나의 기쁨” 찬송을 불렀습니다.

전도관에서 예배를 드리고 집에 돌아와
밥을 하는데도 밥 냄새가 아니라 향기가
맡아지는 것이 신기하고 마음이 기뻐서
하루 종일 “나의 기쁨” 찬송을 불러

한번은 예배드릴 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제단 유리창에 전부 얼음이 얼은 적이 있었습니다. 기차처럼 기다랗게 생긴 원효로전도관은 양쪽으로 유리창이 있었는데, 미나리꽝과 한강 샛강이 있는 쪽은 햇살이 비치지 않아 그늘이 져 있었고 그 맞은편은 햇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배 중에 박 장로님께서 은혜를 내려 유리창의 얼음이 녹는다고 하셔서 창문을 봤더니, 그늘진 쪽의 얼음만 쫙 녹아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쪽의 얼음은 하나도 녹지 않고 그대로 있는데 그늘진 쪽의 얼음이 녹는 것을 보며 참 신기했습니다.

(안진옥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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