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온도 관측 이래 최고치, 학계는 “설명 불가”

발행일 발행호수 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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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바다 온도가 한 달 넘게 전례 없는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월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공개한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3월 한 달간 해수면의 평균 온도는 섭씨 21.1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가장 더웠던 2016년 3월의 최고 기록인 섭씨 21도를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 북아메리카 동해 수온은 1981~2011년 평균보다 무려 13.8도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올해 바다 온도가 3월부터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해 한 달 넘게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1981년 위성 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따뜻해지는 단계를 뜻하는 ‘엘니뇨’ 현상일 가능성도 있지만, 엘니뇨가 포착되기엔 아직 이른 시기라 급격한 수온 상승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학계에서도 설명하기 힘든 이상 현상에 우려를 표했다.

지구온난화로 녹아 버린 남극 대륙의 빙하가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크 메러디스 영국 남극조사단 교수는 매체에 “최근의 현상들은 과학자도 설명하기 힘들다”라며 “이 정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건 매우 놀랍다”라고 전했다. 이어 “단기간의 극단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의 시작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강력한 엘니뇨(적도 지역의 바닷물 온도 상승 현상)까지 예고돼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NOAA는 4월 중순 엘니뇨 주의보를 내리면서 “5~7월 엘니뇨 발생 확률이 특히 높다”는 관측 결과를 밝혔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 연구소의 요제프 루데셔 박사는 “엘니뇨로 인해 0.2~0.25도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다 온도의 상승은 여러 측면에서 우려를 낳는다. 따뜻할수록 부피가 팽창하는 물의 특성상 해수면이 상승하고, 빙하가 녹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는 대기 순환 패턴에 영향을 미쳐,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 기상 이변을 불러온다. 결국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마크 매슬린 교수는 최근 3년간의 잦은 기상 이변을 언급하며 “일시적일 거라 생각한 2021년 기상 이변이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라며 “잦은 기상 이변과 기록적인 기온이 뉴노멀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눈앞에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전 세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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