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몰락하는가?
LA 타임스지의 수잔 자코비 기자는 최근 ‘다빈치 코드’가 유행하고 ‘유다복음’이 복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전통적 기독교 교리의 파괴 트렌드에 대해 재미있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들 소설과 영화 그리고 1,700년 전에 쓰여진 고문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기독교의 교리와는 정 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내용은 비록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충격적이다. 예수는 사실 십자가상에서 죽지 않았으며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을 해서 그 후손이 유럽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톨릭교회 내부의 강경 세력이 이러한 사실들을 은폐하기 위해 여러 세기에 걸쳐 살인을 자행해왔다는 것 등이다.
소설뿐 아니라 지난 번 워싱턴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에 의해 복원 발표된바 있는 ‘유다복음’은 또다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예수 당시의 영지주의자들에 의해 기록된 이 문서에 의하면 ‘가롯 유다’는 만고의 역적이 아니라 신의 계획에 따라 자발적인 도구로서의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교계 지도자들은 ‘다빈치 코드’는 한낱 허구의 소설에 지나지 않은 것이며 ‘유다복음’은 이단 교파의 헛소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애써 폄하하는 동시에 ‘가롯 유다’는 여전히 배신자임에 틀림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자코비 기자는 바티칸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다빈치 코드’와 ‘유다복음’의 출현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과 초조감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그것들의 기독교 전통교리에 대한 파괴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다빈치 코드’와 ‘유다복음’의 영향으로 신자들이 예수를 신의 아들이 아닌 한낱 인간으로 보려는 경향이 늘어 예수의 부활 등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불신하려 하기 때문이다.
자코비 기자는 일개 소설에 불과한 ‘다빈치 코드’와 파피루스 위에 쓰여진 한 고문서의 내용에 대해 누구도 속 시원하게 반론을 제시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톨릭과 기독교 지도자들은 ‘교회의 몰락(Ecclesiastical Meltdown)’이라는 사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썼다. 더욱이 ‘다빈치 코드’에 나오는 가톨릭교회의 살인에 관한 이야기는 중세 시대에 악명 높았던 ‘마녀 사냥’으로 수백만 명이 희생되고, 십자군 전쟁의 이름으로 무수한 인명이 살상된 역사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2세기에 쓰여진 ‘유다복음’의 신뢰성에 관해서도 의문이 가지만 정경(正經)인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그리고 요한복음에 대해서도 사정은 동일하다고 평하고 있다. 즉 영지주의자들의 기록과 마찬가지로 성경상의 ‘복음’도 ‘자기들 편의 기록’일 뿐이지 ‘사실(事實)’을 기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다빈치 코드’와 ‘유다복음’이 기독교의 구원관에 던진 ‘곤란한 의문’이 어떤 식으로 진전될 것인가 하는 것이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