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세인츠, NBA 펠리컨스 관계자들과 뉴올리언스 대교구 유착
성직자 성추행 사건 관련
언론 보도 완화 위해 이메일 교환
최근 가디언과 WWL 루이지애나의 공동 조사 결과가 공개된 날, 성직자 학대 생존자들과 지지자들은 혐오감과 고통, 불신을 표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NFL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NBA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관계자들이 가톨릭 성직자 성추행 사건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를 완화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300여 건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충격은 더욱 커졌다.
이번 결과는 루이지애나 주 경찰이 뉴올리언스 대교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경찰은 법원 문서에서 교회가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여 성직자들이 수십 년 동안 미성년자에게 성적 학대를 가하도록 허용하고 그 범죄를 은폐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2018년 7월, 세인츠의 홍보 책임자인 그렉 벤셀이 전직 가톨릭 집사의 성학대 관련 뉴스 보도를 접한 후 세인츠 팀 소유주 게일 벤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게일 벤슨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교회의 주요 후원자이며, 그레고리 에이먼드 대주교의 친한 친구였다.
벤셀은 벤슨에게 “수십 년 동안 세인츠를 위해 일하면서 축적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 지식을 대교구에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벤슨은 감사를 표하며 “에이몬드 대주교와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그 후 벤슨의 승인을 받아 NFL 세인츠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여 벤셀이 대교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교회에 긍정적인 언론 보도를 유도하고 에이먼드 대주교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세인츠와 펠리컨스는 자신들의 행위를 “무료 홍보 조언 제공”이라며 축소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구의 사제에게 성폭행을 당한 스콧 알렉스 페이튼은 “학대자에게 정의를 위해 맞서 싸우려고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며 “반대편에는 가톨릭교회와 NFL 풋볼 팀이 있다”고 분노했다. 아동학대 근절 단체 ‘에너프 어바웃’의 캐서린 롭은 “이들은 아동학대가 아니라 교회에 가해진 피해를 줄이기로 한 것”이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사제 학대 생존자 네트워크(SNAP)는 “이번 폭로는 성직자 성학대 사건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교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강력한 기관들이 모여 진실을 숨기려 할 때, 약자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대교구는 수십 년간 성직자 성학대와 은폐로 수많은 민사 소송과 파산 절차를 겪어왔다. 2018년 11월, 대교구가 성학대 의혹 성직자 명단을 공개하기 직전, 세인츠 관계자들이 대교구와 협력해 여론 대응 전략을 논의한 이메일도 발견됐다. 벤셀은 이 과정에서 당시 지방 검사였던 레온 카니자로와 교류하며 “특정 인물을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뉴올리언스 대교구는 “세인츠나 지방 검찰이 명단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 측은 명단의 불완전성과 교회의 은폐 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펠리컨스
뉴올리언스 세인츠는 미국 프로 미식 축구 리그(NFL) 소속 구단 미식축구팀으로, 연고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이다.
세인츠(Saints)는 영어로 ‘성자들’이며, 가톨릭 신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뉴올리언스 지방인 것과 뉴올리언스 지방에서 재즈로 편곡되어 크게 유행했던 가스펠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에서 따왔다.
펠리컨스는 NBA의 프로농구팀으로,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구단주였던 톰 벤슨이 사망하면서 팀을 상속받은 부인 게일 벤슨이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