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우주비행센터장 ‘성경’ 대신 ‘칼 세이건 책’에 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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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 시각) 나사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새로운 책임자로 임명된 메킨지 리스트럽의 선서 모습. 선서 당시 왼손을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에 올리고 있다.(사진=나사 홈페이지)

미국 공직자 취임 선서에서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에
선서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새로운 센터장이 ‘성경’ 대신 ‘칼 세이건 책’에 취임 선서를 해 화제다. 4월 7일(현지 시각)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천체물리학자 메킨지 리스트럽 박사가 NASA 최대 연구소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NASA가 공개한 취임식 사진을 보면 리스트럽이 빌 넬슨 NASA국장을 바라보며 칼 세이건의 책 ‘창백한 푸른 점’ 위에 왼손을 올려놓고 선서를 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산하기관의 높은 직책을 맡게 된 공직자들은 취임할 때 헌법 또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책 위에 취임 선서를 한다. 대부분은 종교적인 책, 그 중에서도 성경을 취임식 선서에 주로 사용한다. 취임 선서에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이 사용된 것은 역대 미국 공직자 취임 선서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리스트럽의 취임 선서에 사용된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은 1990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말한다. 지구와 61억㎞ 떨어진 우주에서 찍은 이 사진에서 지구는 광활한 우주 가운데 작고 푸른 점으로 보인다. 세이건은 이 상징적인 사진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 “멀리서 찍힌 이 사진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메킨지 리스트럽 박사는 IFL사이언스를 통해 “많은 천문학자 및 우주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저의 열정은 어린 시절 TV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며 시작되었습니다. 세이건은 누구나 쉽게 과학에 접근하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창백한 푸른 점’은 우주 탐험과 지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라고 하며 “개인적인 중요성과 고다드 센터가 하는 일을 고려했을 때 그 책을 취임식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느꼈습니다”라고 칼 세이건의 저서를 두고 선서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리스트럽은 NASA 최대 연구소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첫 번째 여성 센터장이다. 리스트럽은 NASA에 합류하기 전 미국의 우주 장비 제조업체 볼 에어로스페이스의 부사장을 역임하며,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X선 우주망원경(IXPE), 지구관측위성 ‘랜드샛9’, 로마 우주 망원경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공을 세운 바 있다.

리스트럽은 “이렇게 놀랍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을 이끌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우주비행센터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자원과 도구를 갖추는 데 힘쓰는 것과 함께 차세대 혁신가를 키우는데 집중할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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