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바다…영화 ‘투모로우’가 현실이 될 수도

발행일 발행호수 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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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사진은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 (사진=이십세기 폭스사)
아래 사진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을 설명한 그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은 카리브해 쪽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이 북미 연안을 거쳐 북극 방면에 도달해 차가워진 뒤 다시 적도 인근으로 되돌아오는 해류 순환 현상을 말한다.(사진=Atlantic Oceanographic and Meteorological Laboratory)

지난 7월 26일, 코펜하겐대학교 페테르 디틀레우센 교수와 수잔네 디틀레우센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해류 순환 시스템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2년 뒤인 2025년부터 붕괴되기 시작해 금세기 안에 아예 중단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란 차갑고 염도가 높아 무거워 가라앉은 북극 바닷물은 남쪽으로 흐르고, 열대의 따뜻한 바닷물은 바다 표면 가까운 표층수로 흘러드는 해류 순환 시스템으로 ‘수중 컨베이어 벨트’로도 불린다. AMOC 극지방의 차가운 바닷물과 적도의 따뜻한 바닷물이 섞이며 열과 염분 교환을 통해 바닷물과 지구의 온도를 적정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온난화로 인해 이 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존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연구'(CMIP) 모델을 토대로 한 평가에서 21세기 내에 AMOC가 완전히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한 바 있다.

코펜하겐대학교 연구팀은 더 정확한 AMOC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1870~2020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기록을 지표로 사용했다. 이 기록은 AMOC를 직접 측정한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의 온도 변화 정보를 제공한다. 그 결과 지구 온도 상승으로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담수 유입이 많아지고 염도가 낮아져, 해수가 고위도에서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해수 순환이 불안정해졌다는 신호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AMOC 시스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조기 경고 신호를 발견했다며 현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계속되면 이르면 2025년부터 AMOC 붕괴가 시작되고 2095년 이전에 AMOC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만일 해수 순환이 멈추면 지구의 온도 조절 기능이 망가져 북유럽과 북미 지역이 극한 한파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두고 영국 데일리 메일,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 등 외신들은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를 언급했다. ‘투모로우’는 남·북극 빙하가 완전히 녹아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수 순환이 붕괴하여 지구가 빙하에 덮힌다는 내용이다.

연구에 참여한 페터 디트레브센 교수는 CNN인터뷰를 통해 “다른 메커니즘이 작용해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지만 AMOC 붕괴가 임박했다는 명확한 지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앞서 언급한 영화의 원제인 모레(The day after tomorrow)처럼 내일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어느 날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기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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