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Exodus)

발행일 발행호수 2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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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영화 “엑소더스”는 기원전 13세기 경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성경의 출애굽과 관련한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모세가 유대인들을 이집트로부터 탈출시켜 가나안 땅으로 향해 가는 내용을 그린 이 영화는 실제 배경지였던 이집트는 물론 아랍권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영을 금지시켰다. 고증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며 고의적으로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한다.

이제 사람들은 과거 현상들의 무조건적인 맹신을 거부한다. “종교 없는 과학은 공허하고 과학 없는 종교는 맹목이다”고 한 칸트의 말처럼 종교적인 현상도 과학적 증거가 담보되어야 진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설화는 픽션(허구)일 뿐 논픽션(사실)이 될 수는 없다.
어느 관점으로도 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성경과 이를 근본으로 하는 가톨릭 교황의 최근 행보 또한 갈 곳을 잃어 보이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학살 위협을 피해 고향을 떠나서 정처 없이 헤매는 기독교 난민들에게 “당신들이 예수”라는 전문(電文)을 보냈다고 한다. 집이 없고 박해받는 난민이 예수의 삶과 닮았다는 일명 위로의 메시지다. 안전한 삶을 달라는 기원은 유대인의 그때와 다름이 없거늘 예수의 삶에 그들을 오버랩(overlap) 시키는 것이야말로 잔인한 미화다.

잔혹했던 피의 역사의 수장이 건네는 공허한 위로가 미래를 알 수 없는 난민들에게 감내해야 할 고통을 하나 더 얹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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