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람나무는 이슬 같은 은혜와 향기를 내리시는 존재
홍경희 권사(1) / 기장신앙촌저는 1937년 인천에서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집은 아버지가 은행장으로 일하셔서 부유하게 생활하다가 재산을 크게 잃는 일을 겪고 가세가 기울어 인천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대부도 섬마을에 살면서 부모님은 여러 가지 장사를 하며 식구들의 생계를 꾸려 나갔습니다. 저도 철이 나면서부터 살림을 도우려고 틈틈이 조개 잡는 일을 했습니다.
그 후 제 나이 열아홉 살 되던 때였습니다. 해질 무렵에 노랫소리가 들려서 밖으로 나와 보니 아랫집에 사람들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조용히 울리는 찬송 소리가 듣기 좋아서 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교회에 다녀 본 적은 없었지만 그때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도관 전도사에게 장로교 다니다가
전도관으로 옮긴 이유를 따져 묻자
전도관에는 이슬성신이 내린다며
호세아서를 들어 확실하게 증거해 줘
얼마 후 저는 대부도 장로교회에 스스로 찾아가게 되었고 친구들과 같이 찬양대로 활동했습니다. 매주 예배 때는 목사가 성경 구절을 가르쳐 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로마서 10장 13절)’라는 구절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저는 주의 이름을 부르고 주를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는 설교를 들으면서 ‘그러면 나도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가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좋은 곳에 가게 된다니 예배당에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동네 뒷산에 전도관이라는 작은 교회가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전도사로 부임해 온 사람은 예전에 대부도 장로교회에 열심히 다녔던 청년이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청년이 군대에 있을 때 박태선 장로님의 부흥집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 후로 전도관의 전도사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 교회 목사는 전도관이 이단이라고 하면서 그 전도사와 이야기도 나누지 말라고 했습니다.
소사신앙촌 노구산 집회에 가보니 산이 완전히 사람으로 뒤덮여
찬송을 부르는데 사람들 머리 위로 뽀얀 안개가 쏟아져 내려
그 은혜가 바로 호세아서에 기록된 ‘이슬 같은 은혜’임을 밝혀 주셔
그런데 전도관의 전도사는 매일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박태선 장로님의 집회에 참석하자고 했습니다. 하루는 전도사가 우리 집에도 와서 이야기하기에, 저는 전도사에게 왜 장로교회에 다니다가 전도관으로 옮겼냐면서 사람이 한 우물을 파야 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자 전도사는 물이 없는 곳에서 아무리 한 우물을 파 봐야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은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 전도관으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도관에 성신이 내린다며 성경 호세아서를 설명하는데 저로서는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였습니다.
전도사가 돌아간 후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물이 없는 곳에 아무리 한 우물을 파 봐야 소용없다는 말이 맞기는 맞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도관에 성신이 내린다고 그처럼 확실하게 이야기할 정도면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전도관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었는데 마침 교회 친구들이 박 장로님 집회에 같이 가자고 하여 저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958년 6월이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곳은 소사신앙촌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신앙촌에는 반듯반듯한 양옥들이 줄지어 있고 신식 공장들도 많이 보였는데, 신앙촌은 전도관 교인들이 모여 살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새로 지어진 신앙촌은 제가 보기에 외국의 도시처럼 멋있었습니다.
집회 장소인 소사신앙촌 노구산에 올라가 보니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산이 완전히 사람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께서 단상에 올라오셔서 찬송을 시작하시자 그 많은 사람들이 찬송을 부르는 소리로 산천이 떠나갈 듯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찬송을 부를 때 저 멀리 있는 사람들 머리 위로 뽀얀 안개가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햇볕이 쨍쨍한데 웬 안개가 쏟아지나?’ 하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에는 제 머리 위로 뽀얀 안개가 확확 쏟아져 내려서 바로 앞에 앉은 사람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안개가 차츰 걷힐 무렵 박 장로님께서 찬송을 멈추시더니 이 시간에 뽀얀 안개와 같이 은혜가 내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경 구절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뽀얀 안개와 같이 내리는 은혜는 호세아서 14장에 기록된 ‘이슬 같은 은혜’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말씀을 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제 눈으로 이슬 같은 은혜를 보게 되었고 그 은혜가 성경에도 기록돼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설교 말씀을 듣다 보니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일주일 되는 집회 기간 동안 하루에 세 번씩 예배를 드렸는데 새벽에 시작한 예배가 오전 10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다 보면 어느새 날이 밝아 해가 중천에 떠올라 있었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 집회장에서는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정도로 빼곡하게 앉아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잠깐 자리를 비웠다 하면 금세 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에 휴식 시간에도 집회장에 그대로 있거나 철야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예배 시간에 찬송을 부를 때였습니다. 사람들 머리 위로 뽀얀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더니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그때가 초여름이라 조금 더운 날씨였는데 어디서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부는지 신기했습니다. 그 바람과 함께 달콤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맡아지더니 잠시 후에는 시원한 바람이 코에서부터 배 속까지 확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달콤하고 맛있는 향기를 맡은 후로는 배가 고프지 않아서 식사 때가 되어도 밥 먹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식사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이 의아했는데 ‘이래서 밥을 안 먹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향기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라는 것을 나중에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철야 예배 시간에 찬송을 부르는데
초여름 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콤한 향기 맡아지더니 배 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
박 장로님께서는 예배 시간마다 ‘감람나무’에 대한 성경 구절을 자세히 풀어 주셨습니다. 감람나무는 이슬 같은 은혜를 내리고 향기를 내리는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이슬 같은 은혜를 받고 향기를 맡은 사람이 백만 명이 넘는다고 하시며 “내가 바로 그 은혜를 내리는 감람나무인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은혜를 받은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홍경희 권사님 신앙체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