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의 자살

발행일 발행호수 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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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89세의 강희남 목사가 전주에 있는 자기 집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그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 본부 초대 의장을 지냈고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당시에는 범민련 남측 본부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조문을 하려고 기도했던 인물이었다고 한다. 자살하기 전 자신의 방에 짤막한 한 장의 유서를 남겼는데 거기에는 “지금은 민중 주체의 시대다…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민중이 일어나 ‘리명박’을 내쳐야 한다”고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간첩이 아닌 자생적 좌파로서 이렇듯 철저하게 평생을 바쳐 김일성주의를 신봉하고, 민주적 제도로 선출된 ‘리명박’ 대통령을 증오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편향된 소신과 철학이라도 정말로 대단하고 특이하다는 감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자신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는 이 세상을 목숨을 끊어 항거 하려 했다니…

그러나 그가 ‘통일운동가’ 이전에 ‘목사’였다면 ‘양떼’를 이끄는 것이 주업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가 믿었을 성경에는 분명히 자살은 살인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성경에는 또 이런 구절도 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렁텅이에 빠진다.” 이것은 ‘목사’의 자살이 행여 ‘양떼’의 자살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러지 않아도 ‘국가의 지도자였던 분’의 자살로 국민의 심정이 온통 뒤숭숭한데 ‘목사’의 자살은 ‘양떼’뿐만 아니라 국민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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