삯군 목자
요즘 교회 목사의 가짜 박사 학위 문제가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목사들의 가짜 박사 학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웬만큼 큰 교회에 서려면 박사 학위라도 있어야 권위가 서기 때문에 목사들은 돈을 주고 가짜 박사 학위를 얻으려고 혈안이라는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신정아 학위 위조 사건을 계기로 지난 해 11월부터 학력을 위조한 목사들을 대상으로 고백과 자성을 촉구하는 ‘목사 가짜 학위 고백운동’까지 펼치고 있다는데 아직까지 단 한 건의 고백도 없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한 유명한 사찰의 주지가 가짜 이력과 학력을 고백했는데 문제는 종교계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가짜 학위로 자기의 격을 위장하려고 하고 있는 현실이다. 종교의 첫걸음은 진실과 진정인데 가짜를 치장하고 어쩌겠다는 것인지 한심할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짜 학위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성경에 보면 ‘삯군 목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삯군은 목자도 아니요 양도 또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리니 이리가 양을 잡고 무리를 해치리라. 달아나는 것은 삯군인 까닭이니 양을 돌아보지 아니하나.”(요한 10:12, 13) 목자란 양떼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구원의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목자는 모두 ‘삯군 목자’로서 월급쟁이 가짜 목자라는 것이다. ‘삯군 목자’는 다른 말로 소경이라고도 기록됐는데 소경이 소경을 이끄니 모두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즉 지옥으로 양떼를 인도한다고 했다.
‘가짜 박사’에 그친다면 학력을 위조한 거짓말을 한 것뿐이지만 ‘가짜 목자’ 즉 삯군 목자라면 양떼들의 영혼을 지옥으로 이끄는 자이니 이 어찌 무서운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