잰 걸음에 날렵한 몸놀림 8순 나이가 무색 (백경숙(81세) 권사 / 성동교회)
백경숙(81세) 권사 / 성동교회“이 나이에 집에만 있었다면 TV나 보다가 누웠다가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말겠지. 그럼 그건 죽은 것과 진배없지.”
올해 81세된 성동교회 백경숙 권사는 지금도 생명물두부와 요구르트 ‘런’을 배달한다. 마른 체격의 백 권사, 하루에 한 3~4시간 정도 배달을 한다는데 그 시간의 절반은 차를 타고 절반은 걷는다고 한다.
“10년 전에 생명물두부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시작해서 줄곧 해온 거라서 익숙하지. 그런데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납품하던 가게들이 문 닫은 경우도 많아. 약수동 꼭대기에 있는 가게는 이틀에 한 번 배달 가는데 갈 때마다 두부가 다 나가. 두부 넣으러 가면서 기도도 더 하게 되는데 그렇게 두부를 들고 갈 때면 내가 걷는 것 같지가 않아. 맨 몸으로 다닐라면 그게 더 지치고 힘든 것 같아.”
80이 넘은 할머니라고 믿기지 않는 잰 걸음에 몸놀림도 날렵해 주위에서 나이를 물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나이를 말하면 한결같이 어쩌면 걸음이 그렇게 가벼워 보이냐며 인사를 한다는데 힘차게 다니는 모습이 존경스럽다는 인사를 받기도 한다고. “두부를 그렇게 들고 다니시면 팔 힘도 좋으시겠어요?”라고 묻자 “난 하체도 튼튼해”하며 바지를 걷어올리는데, 80 할머니 다리가 아니었다. 마르지도 않은 적당한 살집에 다리만 보면 60대라도 믿을만한 피부였다.
“그래도 작년하고 또 달라. 기계도 몇 십년 쓰면 닳는데”하며 말끝을 흐리는가 싶더니 “그래도 혈압도 정상이고 당뇨도 없어.”
생명물두부와 ‘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뭐했을까 싶을 정도로 배달일에 사명감과 감사함을 느낀다는 백 권사.
“집에만 있으면 밥맛이 없어서 먹기 싫으면 안 먹고 그러면 기운 없으니까 또 누워나 있고 그러겠지. 그런데 배달 나갈 일이 있으니까, 밥맛이 없어도 먹고 기운내게 되고, 더 신경을 쓰지. 머리도 염색 하고 화장도 하고, 옷도 깔끔히 입게 되고 그래. 나가면 ‘할머니는 어쩌면 그렇게 깨끗하세요’ 그렇게 인사를 많이 받아.”
새벽예배에 오는 것을 시작으로 집 밖을 나서면 지하철 70계단과 제단 건물 왕복 80계단 하루 기본 150계단을 걷고, 배달하는 거리까지 바쁜 하루 일과가 건강을 주고 있는 듯했다.
같이 사는 딸이 이제 그만 두고 쉬라는 말을 종종 한다는데 그때마다 백 권사의 답은 한 가지 “내가 일을 안하고 가만 있었다면 병원에 돈을 엄청 갔다 줬을 거다. 힘들어도 내가 다니는게 복인 줄 알아라.” 그러면 딸은 백 권사 말에 수긍하며 “그래 엄마 나가는 뒷모습 보면 펄펄 나는 것 같아서 나도 하나님께 감사 기도가 절로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