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정국 민생불안 최소화되게

발행일 발행호수 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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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국민에게 요구한 것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서 모든 국민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노 대통령은 측근의 비리와 지지율 저하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며 느닷없이 재신임을 요구했지만 국민 누구도 그런 것이 대통령직을 걸고 진퇴를 물을만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당혹스러워 했다.
노 대통령의 취임초기에 그의 국정수행 방향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고 불안하게 생각한 국민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취임 후 노 대통령은 대미외교를 통하여 한미동맹 관계의 불확실성을 불식시켰고, 공병 의무부대의 이라크 파병을 관철시켰으며 노동정책에도 파업 일변도의 대기업 노조활동을 비난하는 등 원칙을 가진 국정운영이 점차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안도감을 국민에게 심어주었다.
어느 계층이 지지하였고 어느 계층이 반대하였던 노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이 나라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국가를 보위하고 경제를 부흥시켜 민생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무를 가졌다. 그러한 대통령이 측근의 비리, 국회와 언론의 비협조, 지지율 하락 등을 이유로 취임 7개월 만에  불신임 되면 사임하겠다는 재신임을 국민에게 요구한다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놀라게 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12월 15일에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구체적인 재신임의 방법과 일정까지 제시하였지만 재신임 정국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미지수이다. 각 당과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령 재신임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재신임이 되면 노 대통령은 더욱 노 대통령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되어 친노(親盧) 반노의 골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재신임이 되지 못하면 그에 따르는 혼란이  크지 않을까 염려된다. 따라서 재신임 요구가 국민이 노 대통령을 신임한다는 명쾌한 계기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국론을 더욱 분열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요구는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상당기간 국정의 공백과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제안대로 국민투표가 실시되든 실시되지 못하든 간에 재신임 정국이 몰고 올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가에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당과 당파의 당리당략에 재신임 정국이 이용되고,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간에 더욱 알력이 심화되어 국력의 소모가 계속되고 위기에 처한 경제의 회생이 표류하는 것만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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