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전도관의 추억
여수전도관을 짓는 동안 떠나지 않았던 향취의 은혜여수전도관에 나가셨던 어머니는 아버지와 가족들 전부를 전도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가 전도관에 나가시는 것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심방예배를 드리기 위해 여수전도관 교인들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저는 방에 누운 채로 대문 앞에서 어머니와 사람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진한 꽃향기, 과일향기가 진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동안 어머니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던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그후 어머니께서는 여수전도관에 하나님께서 오신다고 함께 가자고 하였습니다. 여수전도관은 동정, 서정 두 군데로 나뉘어 있었는데, 저는 어머니를 따라 하나님께서 오신다는 시장 안에 위치한 서정에 갔습니다. 그런데 신발을 벗고 제단을 들어가려는 순간, 뜨거운 것이 내 몸으로 쏟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동정에 있는 전도관을 새로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단을 새로 짓는 동안, 여수전도관 특공대의 활약이 가장 컸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일은 석수쟁이들이 청석을 깨서 제단 벽에 쌓을 돌을 만들어주면, 남자들이 돌을 지고 제단 건물의 비계가 세워진 곳으로 옮겨옵니다. 그러면 저는 비계를 타고 건물 제일 밑에서부터 종각 끝까지 올라가면서, 시멘트하고 모래를 섞어 청석과 청석 사이를 채워 건물 벽을 쌓아올리는 일을 했습니다. 시멘트가 굳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는 반대편 벽을 쌓거나 또는 자갈을 만들기 위해 망치로 돌을 잘게 부수는 일을 했었습니다. 일을 하는 동안 왜그리 기쁜지 그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일을 쉬는 주일이면 특공대는 특전대가 되어 전도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저도 주일 예배를 드린 후 하나님 말씀을 전하러 아무 기성교회든 찾아가 목사, 장로와 성경토론을 벌이는 특전대를 따라다녔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여수전도관을 짓는 동안 내내 향취가 떠나질 않았던 것입니다. 일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늘 지켜주시고 한없이 부어주시는 은혜를 느끼며 기쁘고 감사하게 일했습니다. 이것은 그때 일했던 사람들이 한결 같이 느끼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여수전도관 새벽예배를 마치고 종각 세우는 일을 시작하기 전, 제단 앞에서 기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때는 모든 사람이 힘든 일, 어려운 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모두 자신의 일처럼 먼저 하겠다며 진심을 다했고, 열정이 넘쳤던 때였습니다.
이국자 권사/ 마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