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구유 장식’

브뤼셀 그랑 플라스의 얼굴 없는 구유 장식 예수가 태어난 마굿간 재현에 천으로 만든 실루엣과 여러 색의 천으로 표현한 얼굴이 사용됐다. (출처: 벨기에 브뤼셀 타임즈) *구유: 가축에게 먹이를 주는 통
브뤼셀의 그랑 플라스(대광장)에 올해 새롭게 설치된 구유 장식(예수가 태어났을 때 누워 있던 말구유를 본떠 만든 장식물)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인물 조각들의 이례적인 디자인 때문에 설치 당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주말 동안 아기 예수 조각상의 머리가 잘려 나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랑 플라스 구유 장식이 훼손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는 아기 예수 전체 조각상이 사라졌으며, 끝내 회수되지 못했고, 2014년에는 정치적 시위를 벌이던 활동가들이 아기 예수의 머리를 떼어냈다. 2015년에는 20대 남성 세 명이 밤사이 구유 장식을 훼손하는 사건이 있었다.
올해는 특히 이 구유 장식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도시 전체가 떠들썩하다.
이번 설치물은 전통적으로 나무를 조각해 표정을 그린 고전적인 인물상 대신 천으로 만든 실루엣과 여러 색의 천으로 표현한 얼굴이 사용됐다.
가톨릭 성직자들 가운데서도 의견이 갈렸다. 웨젬베크-오펨의 헤르트 사제는 더 브뤼셀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표현 방식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은 브뤼셀에 거주하는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빅토리아-마리아 가이어가 맡았다. 그녀는 “누구나 모든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360도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Sudinofo(수딘포) 보도에 따르면, 이 장식물의 총비용은 5년간 설치를 유지하는 조건(조립 및 철거 비용 제외)으로 6만 5천 유로에 달한다.
최종 결정은 대교구와 생 미카엘‧구둘라 대성당 학장과 함께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뤼셀 시와 교회는 새 스타일을 공동 승인했으며, 대성당 학장 또한 해당 설치물 디자인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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