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의 고백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어떤 잘 나간다는 목사를 인터뷰 했는데 거기서 그 목사가 “요즘 목회자들 사이에서 설교할 때 ‘고난’ 얘기를 하면 교인이 반으로 줄고, ‘죄’ 얘기를 하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라고 고백한 것이 화제다. 요즘 기독교의 실상을 한마디로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신자들은 더 이상 ‘예수의 고난’ 어쩌고 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하고 ‘죄’와 같은 근본적인 말은 교회에서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데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힘도 없는 기독교회가 궁여지책으로 교인들과 영합한 자업자득인 측면이 크다. 모름지기 교회란 ‘죄의 때’를 씻는 ‘목욕탕’과 같은 곳이어야 하는데 이를 포기하고 ‘놀이터’나 ‘사교장’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것이다. 이미 미국 기독교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나이롱’ 신도 수가 50%에 육박하고 있으며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예배당에 들어가지 않은 채 자신이 타고 온 자동차에서 예배(?)를 드리는 이른바 자동차전용 교회가 등장했고, 또 아침 식사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은 예배 도중 샌드위치를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찬송을 부르기도 하는 등 점차 놀이판 예배 형태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뉴스미션이 보도했다. 교회 측은 줄어드는 교회 신도 문제의 해결과 ‘새로운 예배 형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전형적인 예배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어차피 ‘물 없는 목욕탕’이라면 일찌감치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이 솔직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이 없어 ‘죄’를 해결하지도 못 할 바에야 차라리 ‘죄’란 말을 아예 꺼내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