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가짜 학위
때 아닌 유명 목사의 ‘가짜 박사 학위’ 논란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 오모 담임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이란 조사보고서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 목사가 표절한 논문의 원저자인 미국의 교수가 “오 목사를 전혀 알지 못하고, 저서를 인용하거나 표절해도 좋다는 허락을 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는 내용도 수록됐다. 특히 “오 목사는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회유와 압박·부정직한 거짓말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파문이 커지자 그러지 않아도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교인들은 목사의 논문 표절은 도덕적인 차원을 넘어 치명적인 범죄행위이며 형사 처벌까지도 감수해야 한다고 격앙한다는 것이다. 다른 목사들은 이번 사태가 교회의 욕심과 개인의 욕심이 맞아떨어진 결과로써 박사학위는 목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세상보다 더한 어둠이 한국 교회 안에 존재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자탄한다고 했다.
유명 교회 목사의 가짜 학위 파동은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축소판이라 하겠다. 그곳에는 교회의 존재 목적인 구원의 문제같은 것은 관심도 없어진지 오래이며 양떼를 구원하기 위해 생명을 바치는 참 목자란 찾을 길 없고 교인들의 눈치를 살피며 싸구려 지식을 파는 ‘세미나 목사’, ‘삯군 목자’가 판을 치고 있을 뿐이다. 성경은 ‘삯군 목자’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내가 무엇을 하리오.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땅을 팔 힘은 없고 빌어먹기도 부끄러우니 가짜 박사 학위라도 받아서 목사 취직을 하자는 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