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화 중심국가로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 각국에서 이른바 한류(韓流)라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드라마를 시작으로 중국에 수출되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가 가요와 인기 탤런트 쪽으로 확대되면서 동남아 각국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한류 열풍이 형성된 원인으로써 중국의 경우 사회적 역동기(力動期)를 겪고 있는 중국인의 심리적 공허함과 동요(動搖)를 한국 대중 문화가 채워주고, 불확실성과 비관론으로 가득 찬 일본 사회에서는 ‘순수한 사랑’과 ‘우정’ 같은 동양적 덕목을 구비한 한국의 남성상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류의 물결은 곧장 동남아 각국에 대한 우리의 시장개척과 연계되고,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직결되어 그 경제적 효과가 수 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2000년 중국에서의 한국 휴대폰 점유율은 중하위권이었으나 2001년부터는 한류에 힘입어 대폭 신장되었으며 올해에는 1500만대 전후의 판매가 예상되고 내년에는 이보다 약 30% 늘어난 200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한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있는 드라마 촬영지는 일본인들의 유명 관광코스가 되어 관광객이 작년 10개월 동안에 40%나 늘어나서 우리나라의 관광수입을 올려 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류가 한일 양국에 미친 경제적 효과가 23억 달러에 달한다고 할 정도이다.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한류 열풍으로 일본 국민의 한국 선호도는 25%나 상승하는 등 국가 이미지 개선에도 엄청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는 그 생명이 길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류는 2005년에도 계속될 것이지만, 중국과 일본의 미디어들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문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도 보완돼야 한다. 대중문화가 앞장서서 한류를 형성하였으니 한국의 심오한 정신문화가 그 뒤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 예술인들은 한류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보완함은 물론 한국 정신문화의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한류는 일과성 대중문화의 수준을 넘어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숨어있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한국이 세계의 문화 중심국가가 되어서 아시아인 뿐만 아니라 온 세계인이, 그것도 젊은이나 부녀자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가치를 알고 한국을 선망하게 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